한파에 울던 대관령이

하얀 하늘옷을 입고

지그시 미소 짓는 모습이

마치 배부른 황소 같다



새들도 눈꽃이 낙화할까

살살 날고 기고

바람마저 숨을 졸인다



밤사이 천지는

하얀물감 하나로

신비하고 경외한 그림에

감탄의 연발



그 고운 잎새

고행의 길을 떠나고

신선만이 맡을듯한 설화내음

밤새 내린 풍요한 서설(瑞雪)에



평온한 삶이 고드름처럼 달렸으면

이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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