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뮬레이션 없이 시행 문제, 세밀한 대처로 혼란 피해야

춘천시가 50여년만에 전면 개편한 시내버스 노선이 당초 기대와 달리 혼란을 야기하며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주고 있습니다.시내노선과 읍면노선을 분리하고 간선-지선 환승체계를 구축해 원하는 곳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고 홍보한 것과는 달리 외곽지역 주민들과 학생 등 교통약자들에게 필요한 절대적으로 시내버스가 제 구실을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중앙로 집중현상을 완화하고 외곽지역 운행의 비효율성을 개선하려고 했지만 수요 예측에 실패하면서 간선버스는 빈 버스로 돌아다니는 반면 지선버스는 콩나물 시루가 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노선개편전 편도 운행횟수가 216회였던 학곡리의 경우 개편후에 80% 가까운 47회로 줄어들면서 해당 지역과 인근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커진 것이 대표적입니다.

이같은 혼란은 1년간이나 노선개편을 준비하면서 환승시스템의 필요성 여부와 도입때 고려해야 하는 점 등을 깊게 다루지 않았고,수익 노선과 비수익 노선 구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이미 예견됐다 할 수 있습니다.시내노선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정비할 수 있을까에 집중하다보니 교통약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외곽지역의 개편에 소홀했던 것입니다.시내버스개편테스크포스팀이 “환승시스템이 지역에 맞지 않다”는 의견을 냈는데도 반영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힘듭니다.특히 시내버스 노선개편 경험이 전혀 없는 용역업체가 전체적인 시뮬레이션 한번 진행하지 않고 노선 개편을 추진했다는 점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시내버스 개편에 따른 불편으로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시는 일부 간선노선 버스를 지선노선에 투입하고 애막곡에서 퇴계동을 거쳤던 기존 노선도 다시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또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별로 토론회를 갖고 의견을 취합해 내년1월 1일에 새롭게 개편한다고 합니다.이재수 춘천시장이 “진심을 다해 의견을 듣고 시민들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한 만큼 춘천시는 이제부터라도 세밀한 준비로 혼란을 조기에 종식시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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