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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입학준비, 이것만큼은

전선희 춘천 교동초 교사

데스크 2019년 12월 09일 월요일 10 면
▲ 전선희 춘천 교동초 교사
▲ 전선희 춘천 교동초 교사
2020학년도 초등입학 100여일을 앞두고,방송과 온라인 커뮤니티에 ‘초등학교 입학 준비’에 관한 정보교류가 활발합니다.첫 담임교사와 교우관계 적응에 대한 불안감과 더불어 또래들의 입학 전 한글 해득과 기초수학 학습진행 수준은 어떠한지,학습 대비책,콘텐츠 추천과 같은 정보공유가 주를 이룹니다.재직 12년 차.특히 1학년 담임교사로서 느끼는바,‘성공적인’ 초등입학생활을 이끄는 핵심은 ‘한글과 수학학습 경험을 얼마나 쌓고 왔느냐’에 있지 않습니다.배움으로 엮인 공동체에서 ‘같이’ 의미있는 한 해를 보내기 위해 중요한 것은,아이가 평소 어떠한 습관과 마음가짐을 보이는가 하는 ‘자세’ 입니다.

1학년 담임교사가 흔히 마주하는 3월의 교실은 이렇습니다.담임의 등장과 동시에 무수한 현황보고가 시작됩니다.‘친구가 이랬어요,저랬어요’의 대부분 작은 오해나 사소한 실수에서 비롯된 일이지만,발달단계상 자기중심적 사고를 하는 8살 아이들이기에 다투는 일이 잦을 수밖에 없습니다.온종일 담임교사를 만능 해결사로 찾는 까닭입니다.오리기,접기,채색하기,선 긋기 등 잇따른 소근육 활동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속출합니다.

이제 겨우 2교시인데,밥 먹으러 언제 가느냐고 묻고 또 묻는 아이들.뭐든 스스로 해내는 작은 성공을 찾아 칭찬하면,언제 그랬냐는 듯 너도나도 열심입니다.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나 싶었는데 서툰 가위질에 한껏 짜증이 난 아이가 종이를 구겨버리고는 퉁퉁 심술을 부립니다.다독이되 잔소리도 곁들이지요.다시 도전해보자고 살살 꾀어보는데,교실 곳곳을 휘저으며 시끌벅적한 자극을 만드는 아이들이 활개를 칩니다.아뿔싸.배움 활동을 대충 수행하고,주변 자극에 실시간 반응하느라 산만하고,결국 제 할일을 제대로 마치지 못하는 경우가 잦은 아이들입니다.

학급 약속을 되짚어주고,자리에 앉힙니다.‘이러면 쉬는시간에 놀이터 못 간다’고 으름장 놓기도 합니다.앞으로 수업할 수는 있기는 할까,하는 치열한 나날이 3월 내내 이어집니다.

이토록 역동적인 교실 삶.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1학년 담임교사가 연중 헤아릴 수 없이 반복지도하는 부분을 엿보면,그 답을 알 수 있습니다.수업 중 선생님 안내에 집중하기,다른 사람 이야기 끝까지 듣기,차례 기다렸다가 나의 이야기하기,상황과 장소에 알맞게 목소리 크기 조절하기,안전수칙 지키며 놀기,장난칠 때 친구의 반응 살피며 말과 행동 조절하기,실수했을 때 진심으로 사과하기,친구의 실수 용서하기,우유팩 뜯기와 제때 마시기,식사 전과 놀이 후 손 씻기,양치하기,시간약속 지키기,교과서 준비,분리수거,물건 챙기고 정돈하기 등 바람직한 습관과 고운 마음가짐이 ‘몸에 배어있는 것’.이것이 입학준비의 핵심입니다.

초등학교에서는 이를 ‘기본생활습관’이라고 합니다.3월에 집중되는 ‘입학초기 적응활동’은 학교라는 공동체 내 배움을 위한 기본준비를 갖추고,바람직한 교우관계를 맺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간 8살 아이들의 교실 삶을 돌아보건대,대개 다양한 갈등과 부적응,학급 공동체가 마주하는 고민과 문제상황은 아이들의 학업성취도 편차 때문이 아닙니다.개인과 공동체의 기본생활습관 내면화 정도,실천력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다수입니다.

너,나,우리의 모습은 학급 공동체의 한해살이와 배움의 질을 좌우합니다.입학 전,자녀가 바른습관과 마음가짐을 단단히 내면화할 수 있도록 부모님의 세심한 지도와 격려가 필요합니다.입학 전 겨울,안정적인 학교생활과 깊이있는 배움을 위한 자양분을 차곡차곡 쌓아 보다 씩씩하고 즐거운 3월을 맞이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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