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국비 6조8000억 규모, 올림픽 이후 대비 만전을

국회는 지난 10일 정부가 제출한 512조2504억 원 규모의 2020년 정부 예산안을 처리했습니다.국회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바로 나라살림살이가 제대로 짜였는지 꼼꼼히 살피는 일일 것입니다.그러나 국회의 모습은 실망스럽기짝이 없었습니다.정부 예산안을 심의에 고뇌하는 모습은커녕 또 한 번 정쟁과 졸속으로 얼룩진 구태를 반복한 것입니다.시한을 넘겨 가까스로 처리되기는 했지만 여러 후유증이 우려됩니다.

여야가 극한의 정치적 대립각을 세우면서 500조가 넘는 국가예산을 제대로 심의했는지 의문이고,그마저 끝내 여야 합의에 실패했습니다.이유를 떠나 제1 야당이 배제된 가운데 처리된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여야 모두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한 해 나라의 살림살이가 정쟁의 대상이 되고,졸속으로 처리된다는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이런 아쉬움에도 불구 강원도의 내년 국비가 6조7958억 원으로 확정된 것은 의미가 큽니다.당초 정부 안보다 663억 원,강원도 목표치 보다 7.8%(7295억 원)이 증가한 것이라고 합니다.동계올림픽 이후 예산 절벽사태를 우려하고 있는 이때입니다.올림픽 이후 사회간접자본(SOC)투자가 줄어들면서 경기 침체의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강원도가 예산 편성과 심의과정에서 이런 부분을 강조했고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입니다.

다만 여전히 강원도가 통일·북방시대를 준비하고,평창올림픽 이후 전개될 전혀 다른 강원도의 미래를 대비하는 데 필수 요소인 일부 현안의 누락은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이런 부분을 강원도와 정치권이 새해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둬야 할 대목일 것입니다.새해 예산안의 국회통과는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같은 예산이라도 제때에 집행함으로써 그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요 현안사업의 완급을 가려 예산을 집행하는 것은 또 다른 예산 편성의 뜻이 있는 것입니다.가뜩이나 강원도는 지금 대부분의 시·군이 인구감소에 따른 지역소멸을 걱정하고 있습니다.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의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른 강원도민의 38.1%가 10년 이내에 지역소멸을 걱정한다는 응답을 했다고 합니다.내년도의 예산씀씀이가 그래서 더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당장의 경기부양은 물론 지역의 미래에 대한 원려(遠慮)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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