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문화예술상 수상자 이상문 시인
첫 시집 ‘사랑에 대하여 묻지 않았다’


30여년간 무명으로 살아온 게으른 시인에게 동료 문인들은 ‘시집 한 권을 묶어내도록 하는 벌’을 내렸다.대신 ‘상’이라는 꼬리표로 바꿔 달았다.올해 강원문화예술상 수상자 이상문 시인의 첫 시집 ‘사랑에 대하여 묻지 않았다’가 나왔다.

상금 대신 수상자 작품집 발간을 지원하기로 한 이번 예술상에 강원민예총 문학협회 심사위원과 회원들은 이 시인을 수상자로 단번에 선정,이번 시집을 펴내게 했다.이 시인은 1980년대 클래식 카페 바라를 운영하던 시절 춘천 위도와 어린이회관을 거쳐 지금 운영하는 카페 자리로 오기까지 자본에 쫓겨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날개가 없이’ 예술을 추구하다 보니 그의 시에는 결핍의 정서가 녹아있다.옆에서 얘기하는듯 가식없이 툭-찌르다가도 어느 순간 무거워진다.마지막에는 ‘자 아 벌려 속 좀 보게’,‘야 담배 하나 줘봐’와 같은 문장으로 유머를 잃지 않고 한 방을 날린다.특유의 리듬감으로 억눌린 것들을 표출해내는 모습이 묘한 위로를 주기도 한다.

이 시인은 최근 열린 시상식에서 “평생을 바쳐온 시에 회의감을 느껴 최근 10년간 시 쓰기를 중단했었다.그러다 올해 김빈 시인의 버스정류장에서 ‘꽃잠’을 자다 유기택 시인의 ‘짱돌’이 날아왔다.가끔은 ‘별다방 미쓰리(조현정 시인)’에게 수작을 하다가 얻어 터졌다.맨 마지막 이영춘 시인의 ‘따뜻한 편지’를 보면서 놀랐다”며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시를 써 나가겠다”고 말했다.양구 출신의 이 시인은 춘천민예총 회장을 지냈고,카페 예부룩을 운영중이다. 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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