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철 한국주택금융공사 수도권동부지역본부장

▲ 장우철 한국주택금융공사 수도권동부지역본부장
▲ 장우철 한국주택금융공사 수도권동부지역본부장
우리는 인구구조상 전대미문의 길에 접어들고 있다.2017년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14%를 넘어서면서 고령사회가 됐다.현 추세라면 2025년 초고령사회,2050년이면 일본을 앞질러 세계 최고령국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부터 베이비부머세대(55∼63년생)의 시작인 55년생 80만명 이상이 65세 노인인구에 새로 편입된다.반면 노인을 부양할 신규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45만명에 불과하다.무려 35만명의 불균형이 발생하는 것이다.통계청 발표를 보면 생산가능인구가 2017년 정점을 찍은 후 감소하고 있다.인구절벽이 현실화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노인은 기초노령연금,노인장기요양보험 등 정부재정이 투입되는 노인복지서비스의 대상이 된다는 의미가 있다.따라서 노인인구 급증과 생산가능인구의 급감은 모든 면에서 구조적 문제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세수는 줄고 노인복지서비스가 계속 늘면 정부재정은 한계에 봉착할 것이다.

문제는 또 있다.세계적 추세이기는 하지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25%로 인하한 것이다.역대 최저수준이다.내년에는 연 1.0%까지 내릴 수 있다고도 했다.일부 금통위원은 제로금리를 주장하는데 우리도 4년내 제로금리시대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일본,스위스,덴마크,유로존은 이미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하는 중이다.

제로금리가 되면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이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이자 발생을 전제로 설계된 연금상품들은 수익을 제대로 내기 힘들어진다.‘국민연금+개인연금+퇴직연금’으로 노후대비를 생각하는 분들에게도 비상이 걸린다.국민연금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초저출산·고령사회에 저금리까지 겹치니 노후 불안감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세계 최고수준의 주택연금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주택연금은 거주주택을 연금형태의 현금으로 바꿔주는 제도다.정부가 평생 거주와 종신 지급을 보증하는 제도이니 믿을만하다.더구나 종주국 미국보다도 같은 조건이면 월연금액을 약 20% 더 받을 수 있어 금상첨화다.그래서인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 MIT대 로버트 머튼,데보라 루카스 교수 등이 잇달아 한국을 방문,주택연금에 대해 극찬과 함께 자료를 청할 정도니 대단한 일임에 분명하다.

우리나라는 60세 이상 가구주의 보유자산 대부분(약 81%)이 부동산 등에 집중돼있어 주택연금의 효용성은 더욱 커진다.현금성 복지예산을 무작정 늘릴 수 없는 인구구조에서 정부 입장에서도 수입과 지출을 맞춘 ‘수지상등의 원리’로 설계된 주택연금 활성화는 재정부담이 거의 없는 노후복지제도로 안성맞춤이다.더구나 생활비 조달을 위한 가계부채 감소나 안정효과,고령자 소비촉진의 경제정책적 측면도 갖고 있다.1석3조의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는 것이다.다행히 정부가 가입연령을 현 60세에서 55세로 낮추고 집값한도를 높여 가입 문턱을 낮추고자 하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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