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왕기 평창군수

▲ 한왕기 평창군수
▲ 한왕기 평창군수
평창(平昌)의 지명을 한자로 풀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완성된다.서울대 송호근 교수는 평창(平昌)의 지명을 ‘태양(日)이 솟구치듯이 평화(平)를 외치는(曰)곳’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혹자는 ‘평화(平)가 번창(昌)하는 곳’이라고도 해석한다.

평창군지를 살펴보면 더욱 흥미로운 기록이 나온다.평창의 지명은 삼국시대 고구려 영토에 속해 있으면서 욱오현(郁烏縣)이라 불렸고 통일신라시대에 백오현(白烏縣)으로 개칭됐다가 고려 태조 23년 평창현으로 바뀌었다.이후 조선 태조 원년인 1392년에 비로소 지금과 같은 평창군의 지명을 얻게 됐다.천년 전 평창으로 이름 붙여진 이 땅에 평화가 잉태되어 2018년 겨울,평화유산이 탄생한 것은 지명과 무관치 않다는 생각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최대 이념은 ‘스포츠를 통한 세계평화 구현’이다.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은 한반도 전쟁위기를 평화올림픽으로 바꿔냈고,남북·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져 스포츠를 통해 세계평화가 어떻게 실현되는가를 보여준 상징적 대회로 기록되고 있다.평창올림픽을 기점으로 남북 대화의 물꼬가 트이고 남북미 정상이 손을 맞잡던 그 순간 한반도에는 평화를 위한 첫걸음이 시작됐고 평창의 새로운 초석이 놓여졌다.

이러한 기운을 담아 올해 첫 평창평화포럼을 개최했다.포럼에는 53개국 1200여명이 참여,다양한 주제 아래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위한 많은 의견을 나눴다.이를 통해 한반도와 동북아의 지속적 평화 결의안과 평창평화의제(PCAP) 2030 초안이 만들어졌다.

평창군과 2018평창기념재단은 평창평화포럼의 국제협력 강화와 평화포럼 개최도시와의 연대를 위해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2019 피스위크에도 참가했다.군 대표단은 UN,세계경제포럼,IOC 등 국제 NGO사무국을 찾아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많은 사람을 만났고 한반도 평화와 평창평화포럼 발전에 대해 심도있는 의견을 나눴다.스포츠와 평화를 주제로 UN본부에서 열린 평창군 세션에서는 ‘평창평화포럼과 제네바 피스위크가 유럽과 아시아의 평화허브로서 피스 플랫폼을 구축할 것’과 그 시작을 2020년 평창평화포럼에서 하자는 매우 인상적인 제안을 받았다.

이어 ‘다보스포럼’으로 널리 알려진 스위스 동쪽 다보스로 향했다.여름철은 휴양지로,겨울에는 동계스포츠로 사랑받는다는 점에서 평창과 매우 닮은 도시다.이곳의 접근성과 환경,각종 인프라 측면에서 평창평화포럼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확인하고 세계평화를 위한 실천과제는 평창에서 시작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평창이라는 이름을 얻는데 1000년,발왕산 주봉이 평화봉의 새 이름을 얻기까지 2000년의 시간이 걸렸다.평창이 한반도를 넘어 세계평화의 허브로 명명되기까지는 앞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봄에 씨를 뿌리지 않으면 가을에 거둘 것 없다는 평범한 자연의 법칙을 되새기며,평창의 평화정신 확산을 위한 각오를 새롭게 다진다.평화도시 평창이 추구하는 한반도와 세계 평화만들기 대장정에 많은 관심과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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