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국민들의 마음은 답답하다.협상시한인 연말을 앞두고 한반도는 또다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이전으로 돌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돌이켜 보면 2019년이 시작되는 1월까지만 해도 국민들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순간을 맞을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강조한다.조건없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용의가 있다고도 밝혔다.남과 북의 군사실무접촉과 도로협력을 위한 접촉도 계속됐다.2020년 도쿄올림픽 남북단일팀 구성과 3·1운동 100주년 남북 공동행사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북·미 관계도 2월 말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훈풍이 불었다.

그러나 ‘노딜’로 끝난 북미 하노이 회담으로 북미관계는 물론 남북관계도 덩달아 경색됐다.북한은 남북간 연락과 민간교류를 위해 설치됐던 개성 연락사무소에서 상주인원을 철수시켰다.함께 진행해오던 남북 유해발굴사업도 정지됐다.판문점 1주년 행사에도 참여하지 않았다.이어 2017년 이후 첫 미사일 발사도 이어졌다.교류와 협력은 고사하고 대화채널마저 끊기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서도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그리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판문점 깜짝 만남도 있었다.그러나 그 뿐이었다.남측의 계속되는 대화제의에 북측은 거부로 일관했다.북·미관계도 서로의 양보를 주장하며 비난의 수위를 높여만 갔다.북한은 연말을 기한으로 ‘새로운 길’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미국 역시 비핵화 우선이라는 기존입장에서 한치의 양보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한반도에 다시 긴장의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지난 12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북미협상이 진전이 없다면 미국도 한국 변수가 달리 작용할 수 있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한국정부가 언제까지 미국의 입장에 서 있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이제는 우리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새로운 길’에 나서야 하는가.

천남수 강원사회조사연구소장 chonns@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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