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홍혜란 소프라노
‘강원의 사계’ 도내 첫 무대
손열음 감독과 호흡 맞춰
내년 1월 첫 음반 ‘희망가’
어린시절 아버지 기억 담아
한국 가곡 12곡 수록 눈길
“진심으로 부르는 노래 핵심”

▲ 홍혜란 소프라노가 지난 21일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도내 첫 공연을 마친 후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고향에 대한 기억과 새 앨범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의 표정은 대화 내내 밝았다.
▲ 홍혜란 소프라노가 지난 21일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도내 첫 공연을 마친 후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고향에 대한 기억과 새 앨범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의 표정은 대화 내내 밝았다.

[강원도민일보 김여진·김진형 기자]“어린시절 정선에서 아버지가 들려주던 희망가,이제는 어렴풋이 알 것 같아요.”

홍혜란 소프라노의 아리아에는 정선 밤하늘의 은빛 은하수가 맑게 흐른다.오랜 세월 마음에 담아왔던 그 풍경 속 이미지들을 강원도에서 한국 가곡으로 처음 풀어냈다.정선 출신 홍혜란 소프라노가 지난 21,22일 평창대관령음악제 ‘강원의 사계-겨울’을 통해 강원도 첫 무대를 가졌다.한국 대표 소프라노로 메트(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를 비롯한 세계 무대를 누빈 그는 지난 9월 모교 한국예술종합학교 전임교수로 임용,첫 학기를 마쳤다.기쁜 일도 겹쳤다.먼저 오랜 꿈이었던 첫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다.내년 1월 10일 나오는 첫 음반 ‘희망가’는 한국 가곡으로 채웠다.음악적 동반자이기도 한 남편 테너 최원휘씨와 첫 아이를 가졌다는 행복한 소식도 이날 처음 들려줬다.



-강원도 첫 공연을 마친 소감은.

“강원도는 제게 정말 특별한 곳인데 이제 오게 됐다.고향에서 한번쯤 불러주시지 않을까 했는데 손열음 감독과 함께 하게 되어 기쁘다.”

-정선에 대한 기억은.

“초등학교 2학년때까지 살았다.어렸을 때 매일 보던 정선 밤하늘의 은하수를 힘들고 지칠 때마다 떠올렸다.고향의 자연을 생각하면 다시 행복한 감정을 느끼곤 했다.”

-첫 앨범을 한국 가곡으로 낸다니 의외다.

“한국가곡이 12곡 들어있다.우리말 노래로 앨범 내는 것이 늘 꿈이었다.어렸을 때 얌전한 아이로 컸지만 노래할 때만큼은 감정을 드러낼 수 있었다.부모님에 대한 사랑을 노래로 표현해 왔는데 가사가 독어,이탈리어어 등이다 보니 제대로 전할 수 없었고,훌륭해지면 한국가곡 음반을 내겠다고 생각해왔다.그런데 지난 해 아버지가 작년에 갑자기 돌아가셨고,너무 늦었구나 싶었다.아버지가 어렸을 때 불러주시던 ‘희망가’의 느낌을 따라해보려고 노력했다.부르다 보니 아버지의 희망이 무엇이었는지 가늠하게 된다.”

-앨범의 또다른 특징이 있다면.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구성했고,한국 전통악기 피리 등도 나온다.클래식 대중화에는 개인적으로 반대다.클래식의 가치를 그대로 깊게 성숙시켜서 관객들을 오롯이 당겨야 한다는 생각이다.그 연장선상에서 한국 가곡도 세계에 알리고 싶다.”

-손열음 감독과 함께 한 느낌은.

“호흡이 어떨까 걱정도 했는데 리허설 하면서 ‘왜 이렇게 잘 맞느냐’며 서로 놀랐다.가곡을 피아노 연주만으로 표현하기 참 어려운데 손 감독이 아니라면 어려웠을 무대인 것 같다.또 일반 시민들이 많이 함께 해주셔서 좋았다.”

-발성 관리법이 따로 있으신가.

“‘진심’으로 부르는 것이 핵심이다.연기가 더 필요하다는 평을 들을 때도 있지만 저와는 맞지 않는다.성대를 ‘그녀’라고 부른다.‘오늘도 잘 있지,그녀’하고.”

-홍혜란의 정선아리랑도 들을 수 있을까.

“불러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가져 왔다.더 많은 도민 분들을 만날 기회도 있었으면 한다.”

진행=김여진·정리=김진형


▲ 홍혜란 ‘희망가’ 앨범 커버.
▲ 홍혜란 ‘희망가’ 앨범 커버.


△소프라노 홍혜란=정선 출신.한국예술종합학교를 거쳐 줄리어드 오페라과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했다.2011년 아시아 여성 최초로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에서 우승하며 국제무대에 데뷔했다.성악가들에게는 꿈의 무대인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를 중심으로 국내외 오가며 오페라와 콘서트 무대에서 활동해 왔으며,한예종 전임 교수로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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