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매거진 OFF] 태백산 장군봉 일출
해발 1567m,10대 고봉 손꼽혀
유일사∼천제단 주목군락 설경
능선·운해 어우러진 장관 선물

▲ 겨울 태백산을 오르는 등산객들.  사진제공=태백시
▲ 겨울 태백산을 오르는 등산객들. 사진제공=태백시



[강원도민일보 김우열 기자] 숨가쁘게 달려온 2019년 기해년(己亥年)이 저물고 있다.한해의 끝자락은 늘 아쉬움의 연속이다.그렇지만 모든 이는 지난날을 반성하고 꿈과 희망을 설계해 또다시 다가오는 새해를 기다린다.아직 겪지도,살아보지도 않은 캄캄한 터널같은 2020년 경자년(庚子年)이지만 두려움 보다는 설레임이 크다.많은 이들은 붉게 떠오르는 첫 일출을 보며 새해를 맞이한다.흔하디 흔한 바다가 아닌 산에서 일출을 경험해 보는건 어떨까.태백산에서 순백의 눈꽃과 백두대간 능선 위로 솟아오르는 장엄한 일출을 바라보며 희망찬 새해를 열어보자.


▲ 태백산 일출.
▲ 태백산 일출.


태백산은 겨울산의 백미(白眉)다.우리나라 10대 고봉 중 하나인 해발 1567m의 태백산 장군봉에서 일출을 보는건 평생 잊지못할 최고의 경험이다.단순히 뜨는 해를 바라보는 것과는 달리 칠흑같은 어둠,영하 20도의 강력 한파,운무와 능선을 가로지르는 매서운 칼바람 속에서 뚝심과 인내로 버틴 사람에게만 일출을 허락한다.

특히 태백산은 기도를 하면 반드시 한가지 소원을 들어준다고 해 국내 대표 기도성지로 꼽힌다.속된 말로 ’기도빨’ 잘 받는 곳으로 유명해 유력 정치인과 사업가들의 단골 명산이다.

겨울과 눈내림의 시작인 태백산은 일찌감치 로맨틱한 ‘겨울왕국’으로 변신,연인과 부부,썸남·썸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뽀드득 뽀드득 눈밟는 소리와 이름모를 새들의 지저귐에 귀도 호강한다.

백두대간의 육중하고 후덕한 산세에 비치는 청명한 햇살과 겨울바람에 몸을 맡기면 인생 최대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낚을 수 있다.해맞이객은 새벽 4시 이전 산행에 나선다.태백산은 천제단이 있는 영봉을 중심으로 북쪽에 장군봉,동쪽에 문수봉,영봉·문수봉 사이의 부쇠봉으로 이뤄져 있다.대표 등반로는 당골과 백단사,유일사 등 3곳이다.암벽이 적고 경사가 완만해 남녀노소 누구나 오를 수 있다.

유일사에서 천제단으로 오르는 길은 살아 천년,죽어 천년을 간다는 주목군락의 설경을 감상할 수 있다.평균 수령 200년 가량된 수천그루의 늠름한 주목은 태백산의 호위무사처럼 능선을 에워싸고 있다.20여분 걸어가면 천제단이다.천제단은 무려 2000년이 넘는 세월동안 기도처로 이용되고 있다.

천제단 북쪽에는 태백산 최고봉이자 일출 명당인 장군봉이 있다.주목과 순백의 눈꽃,하늘,능선과 맞닿은 출렁이는 운해는 장군봉 절경의 죽마고우다.

태백산 정상에서의 일출 시간은 대략 오전 7시38분쯤.운해를 뚫고 서서히 떠오르는 붉은 해는 감동 그 자체다.하나의 해가 뜨지만 해를 맞이하는 사람들의 다짐,기대,소망은 가지각색이다.

운이 좋으면 일출을 볼 수 있다.일출을 보지 못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무엇인가를 얻기 위해,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 험하디 험한 태백산을 오르는 자체만으로 새해 바람과 도전은 성공했기 때문이다. 김우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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