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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새해를 맞으며

천남수 chonns@kado.net 2020년 01월 01일 수요일 8 면

중국 개혁·개방의 상징은 덩샤오핑(鄧小平)이다.1980년대 중국의 대외정책도 그의 ‘28자(字)’의 방침에 따른게 된다.중국이 자본주의 국가에 문호를 개방하고 시장경제 체제를 받아들이면서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바탕에는 덩샤오핑의 28자 방침 중 하나인 ‘도광양회(韜光養晦)’의 정신이 깃들여 있다.

도광양회는 잘 알려진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에서 유비가 스스로를 낮추어 조조의 식객으로 머물면서 그의 경계심을 약화시키고 때를 기다렸다는 고사에서 유래했다.여기서 도광(韜光)은 빛을 감춘다는 뜻이다.자기 능력과 실력을 드러내지 않고 스스로를 감춘다는 것이다.덩샤오핑은 향후 100년은 능력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리는 도광양회 정신을 국가영도의 지침으로 삼으라는 유훈을 남겼다고 한다.

덩샤오핑의 28자 방침은 냉정관찰(冷靜觀察),온주진각(穩住陣脚),침착응부(沈着應付),도광양회(韜光養晦),선어수졸(善於守拙),결부당두(決不當頭),유소작위(有所作爲)다.‘냉정히 관찰하되 쉽게 흔들리지 말고 침착하게 대처하며 자기의 재능은 숨기고 드러내지 말며 자신의 치부를 감출 줄 알고 절대 앞장서지 말 것이며 자기의 할 일을 잘해 나가야 한다’는 말이다.

덩샤오핑의 유훈인 28자의 방침은 무엇보다 자신을 낮추고(혹은 감추고) 철저히 능력을 키워 바야흐로 때가 되면 자기가 할 일을 하겠다는 것이다.중국인의 속성을 활용한 국가발전 전략인 셈이다.실제로 중국은 2003년 평화를 유지하며 우뚝 선다는 ‘화평굴기(和平屈起)’를 외교 노선으로 채택했고,2004년 드디어 28자 마지막 방침인 ‘유소작위’를 표방하면서 국제사회 전면에 나서게 된다.

2020년 다시 새해를 맞았다.새삼 덩샤오핑의 28자 방침을 떠올린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요란한 결심보다는 조용한 가운데 현실을 직시하고 냉철하게 준비했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다.그동안 우리는 시작소리만 요란했지,조용히 준비해 결실을 거두는 일은 익숙하지 못했다.‘덩샤오핑의 28자’의 의미를 되새기는 새해가 됐으면 좋겠다.

천남수 강원사회연구소장 chonns@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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