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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습 유해 12만명 유해발굴감식단 ‘시간과의 전쟁’

신년기획┃끝나지 않은 전쟁, 돌아오지 않은 영웅들
미국 이어 두번째 전담기관
국유단 아군 1만237구 발굴
유가족 유전자 5만개 불과
세대 거듭될수록 시한 촉박
올 DMZ 유해발굴 확대 전망
“향후 5년간 성패 핵심 시기”

이종재 leejj@kado.net 2020년 01월 02일 목요일 12 면

[강원도민일보 이종재 기자] 민족의 비극 6·25 전쟁이 일어난 지 70년이 지났다.1950년 6월25일 새벽 4시,북한군의 남침으로 발발한 6·25 전쟁으로 한반도는 폐허가 됐다.1953년 7월 27일 판문점에서 휴전협정이 체결되기 전까지 한국군과 유엔군 17만5801명(한국군 13만7899명)이 전장의 이슬로 사라졌다.남한지역 민간인 사망자는 24만4663명(남성 16만6104명·여성 7만8559명)에 이른다.총성이 멈춘 뒤 반세기가 훌쩍 넘었지만 분단의 역사는 이어지고 있다.전쟁 당시 산화한 용사들의 유해도 조국과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강원도민일보는 6·25 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아직도 이름모를 산야에 묻혀있는 호국영웅들의 고귀한 희생과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해 ‘끝나지 않은 전쟁,돌아오지 않은 영웅들’을 연재한다.



어딘가 묻혀있는 전쟁의 상흔

▲ 유해발굴단 작업병력이 유해를 수습하는 모습.
▲ 유해발굴단 작업병력이 유해를 수습하는 모습.

유해발굴사업은 지난 2000년 4월 6·25 전쟁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육군본부에 의해 시작됐다.이후 2007년 1월 유해발굴사업 주체가 육군에서 국방부로 전환되면서 좀더 체계를 갖춰 ‘그들을 조국의 품으로’라는 부대훈으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이 정식으로 창설됐다.전 세계에서 유해발굴 및 감식을 전담하는 기관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과 한국,단 두곳뿐이다.

국유단은 전사자 조사·탐사를 시작으로 발굴 및 수습,발굴유해 신원확인(감식),후속조치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 ‘화살머리고지’ 일대 동물진지 내부에서 발굴된 유해를 감식하는 모습.
▲ ‘화살머리고지’ 일대 동물진지 내부에서 발굴된 유해를 감식하는 모습.

2008년 3월에는 6·25 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등에 관한 법률도 제정돼 정부 주도하에 영구사업 추진을 위한 체제가 마련됐고,2009년에는 국립서울현충원 내 청사 개관과 함께 최첨단 시설을 갖춘 중앙감식소가 설치됐다.국유단은 현재까지 1만1579구(아군 전사자 1만237구)의 유해를 발굴했다.이중 강원도에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5893구(아군 전사자 5281구)의 유해가 발굴됐다.도내 지역별로는 △양구 1340구 △인제 1274구 △철원 816구 △홍천 691구 △화천 438구 △횡성 394구 △춘천 354구 △평창 263구 △고성 166구 △강릉 58구 등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9·19 남북군사합의를 계기로 철원 화살머리고지에서 남측 단독으로 지뢰제거작업과 유해발굴작업이 펼쳐졌다.화살머리고지는 남북이 치열하게 싸웠던 ‘철의 삼각지’ 전투지역 가운데 하나로 국군과 미군,프랑스군이 북한군,중공군과 맞섰다.화살머리고지에서는 총 2030점(잠정 유해 261구)의 유골을 발굴했고 화기와 탄약,전투장구,개인용품 등 71종 6만7476점의 유품을 발굴하는 성과를 거뒀다.

▲ 철원 비무장지대에 있는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굴된 철모와 유해(두개골).
▲ 철원 비무장지대에 있는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굴된 철모와 유해(두개골).

국방부는 올해 DMZ 내에서의 유해발굴작업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허욱구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은 “향후 5년간을 유해발굴사업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시기로 보고 있다”며 “남북공동유해발굴에 북측이 동참하도록 노력하고 공동유해발굴작업과 관련된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유해발굴은 아직 갈 길이 멀다.아직까지 수습되지 못한 유해가 12만3000구에 이른다.발굴한 유해의 신원 확인도 DNA 검사에 기댈 수밖에 없지만 유가족 DNA시료 채취율은 20% 대에 불과하다.유해 신원확인을 위해 확보한 유가족의 유전자는 5만여개로,미수습 전사자 12만여명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 지난해 5월15일 철원 서 처음으로 발굴된국군전사자 추정 완전유해 및 유품.
▲ 지난해 5월15일 철원 서 처음으로 발굴된국군전사자 추정 완전유해 및 유품.

이름이 새겨진 인식표나 도장 등 신원확인에 결정적인 단서가 되는 유품이 함께 발굴되면 유가족 추적이 가능하지만 이같은 경우는 극히 드물다.이러다보니 어렵게 유해를 발굴해 유전자 검사를 해도 일치하는 샘플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세대가 거듭될수록 확보 유전자는 줄어들어 DNA 검사에만 의존한 신원 확인은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참전용사와  현장을 방문,증언청취를 하고 있다.
▲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참전용사와 현장을 방문,증언청취를 하고 있다.

유해 소재를 파악하는데 바탕이 되는 증언을 해 줄 6·25 경험세대와 참전용사는 고령화하고 있고,각종 국토개발과 지형변화로 전투현장이 훼손되고 있어 유해발굴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허욱구 단장은 “전쟁의 참화에 맞서 싸워 희생된 분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6·25전쟁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참전용사의 고령화,국토개발에 따른 지형변화,전사자료 부족 등 유해발굴사업은 현재 ‘시간과의 전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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