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고리 고름 말아 쥐고서/누구를 기다리나 낭랑 18세/버들잎 지는 앞개울에서/소쩍새 울 때만 기다립니다’

1940년대 가수 백난아가 불렀고 1992년 가수 한서경이 리메이크한 ‘낭랑 18세’라는 노래의 가사 일부다.여기서 ‘낭랑’은 한자로 ‘밝은 낭, 명량할 랑’을 의미하는 ‘朗朗’으로 쓰는데 남녀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에 쓰는 낭자·낭군을 압축했다는 설과 젊은 처녀를 의미한다는 의견 등으로 나뉘고 있다.왜 18세인가에 대해서는 ‘남녀가 사랑할 적령기’라거나 ‘남자를 만나기 가장 좋은 나이’라는 등의 설이 분분하지만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폭발적 에너지로 인생에서 가장 활동성이 좋은 18세가 오는 4월 총선부터 투표권을 행사하게 됐다.그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36개 회원국 가운데 만 19세부터 선거권을 가진 나라는 우리나가 유일했는데 이번에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1’협의체가 발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지난 연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선거 연령이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낮아진 것이다.

18세가 되면 누군가를 사랑해 결혼을 할 수 있고,부모의 법률상 부양의무에서 제외되고,국방의 의무를 져야 하므로 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성인으로 대우받지만 그동안 선거에서만큼은 무능력자였다.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선거연령 18세 하향’을 처음 대선 공약으로 내건 지 23년 만에 현실화되면서 전국적으로는 50만명,도내에서는 1만6000여명의 ‘새내기 유권자’가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18세의 선거참여를 두고 정치권과 교육계의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우려하기 보다는 ‘새내기 유권자’들이 진정한 정치 참여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민주주의에 대한 균형잡힌 교육과 올바른 선거교육을 실시하는 등의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기성 세대보다 훨씬 공정한 가치를 추구하면서 편협되지 않은 미래관을 가진 18세들이 참정권을 행사하게 되면 구태에 물든 대한민국 정치를 변화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종인 논설위원 whddls25@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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