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덕 한국열린사이버 대학교 특임교수

▲ 임창덕 한국열린사이버 대학교 특임교수
▲ 임창덕 한국열린사이버 대학교 특임교수
철학자 플라톤은 “친절하라! 그대가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으니…”라고 말했다.그 싸움은 자신과의 싸움인 경우가 많다.나석주 시인의 시 ‘대추’를 보면 그냥 붉어질 리가 없고, 그 안에 태풍,천둥,벼락 등 수천 개가 있다고 했다.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신체적,심리적,사회적인 많은 생채기를 남기는 과정이지만 어느 작가의 말처럼 놓지 못한 욕심,회한,미움,불안이 슬그머니 녹아버리는 괜찮은 일인지 모른다.

유럽에서는 생애 주기를 4단계로 나누는데 중년기와 노년기로 정의될 수 있는 시기를 서드 에이지(The Third Age)라 부른다.심리학자 칼 융은 이 시기를 제2의 사춘기라고 했다.하버드대 성인발달 연구소의 윌리엄 새들러 박사는 그의 책 ‘서드 에이지,마흔 이후 30년’에서 이 시기는 덤으로 사는 것으로 마흔 이후 30년 동안 인생의 2차 성장을 통해 자아실현을 추구해야 하는 시기로 보았다.

사회적 성격발달 이론으로 유명한 심리학자 에릭슨은 이러한 서드 에이지에 필요한 것으로 ‘자아통합감’을 꼽았다.통상 이 시기에는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상실,자아 정체감 변화와 사회활동의 위축이 이뤄지는 시기다.자아통합은 살아온 삶을 돌아보고,자신의 삶을 유의미한 것으로 인식하면서 자신을 보듬고 자신과 화해하는 것이다.잘 살아왔든 아니든 다른 사람들의 삶과 비교할 수 없는 그 자체로서 소중하다 여기며 자기 존재를 인정하는 일이다.그렇지 않으면 절망감이 들게 된다.

한편 100세를 앞든 연세대 명예교수는 어떻게 살아왔냐는 물음에 고달팠지만 행복했다고 했다.인생의 황금기는 60세부터 75세라고 하면서 90세까지 자신감을 가지고 뛰자고 했다.행복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면 나이가 들어 갈수록 행복감은 20대와 30대를 거치며 점차 떨어지지만,40세를 넘어서면 다시 증가하는 U자 형태를 띠었다.하버드대 베일런트 교수의 72년간의 성공적 노화에 관한 종단 연구 결과 고통에 대응하는 성숙한 방어기제,교육,안정된 결혼생활,금연,금주,운동,알맞은 체중 등이 행복의 조건이었다.자기심리학으로 유명한 하인즈 코헛은 노년기의 필요한 요소로 경제적 안정과 지지적인 사람들,심리적 건강,그리고 신체적 건강을 꼽았다.

살아가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정신의학자인 퀴블러 로스의 말처럼 아름다운 정원에 앉아 있다면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지만,고통을 아주 특별한 선물로 여긴다면 성장할 수 있다.힘이 들 때 긍정적인 사고가 필요하다는 말이다.매슬로우 욕구 5단계 중 최상위는 욕구는 자아실현이다.그러나 그보다 더 상위의 욕구가 ‘기여’라고 한 것을 아는 이는 별로 없다.더 나은 사회를 위해 봉사하며,스스로 쓰임 받는 존재임을 자각하고,욕심의 무게가 인생의 무게가 되지 않도록 내려놓는 자세가 필요하다.

나이가 들면 부드러워질 필요가 있다.하지만 부드러워지려면 강해져야 한다.그리고 무엇보다 절망을 치유하는 명약,희망을 늘 품고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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