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재 원주환경청장

▲ 박연재 원주환경청장
▲ 박연재 원주환경청장
‘삼한사미’라는 용어를 들어보았는가.과거 우리나라의 겨울철 날씨는 ‘3일은 춥고 4일은 따뜻하다’는 뜻의 삼한사온(三寒四溫)이라는 단어로 대표됐다.하지만 이 단어는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3일은 춥고 4일은 미세먼지’라는 ‘삼한사미’라는 신조어로 변형되어 사용되고 있다.이러한 신조어의 등장은 겨울철 고농도 미세먼지로 인한 국민들의 불안과 관심을 나타낸다.

문재인 대통령은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한 이후의 비상저감조치 시행은 국민건강 보호에 한계가 있어 “선제적으로 미세먼지 저감조치를 강화하여 고농도 발생 빈도 자체를 줄이자”라고 강조했다.정부는 이러한 정책기조에 따라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라는 특단의 카드를 꺼내들었다.‘미세먼지 계절관리제’는 12월부터 3월까지 미세먼지가 고농도로 발생하는 시기에 평상시보다 강화된 저감정책을 시행하는 것으로,기저(Base) 농도를 낮춰 고농도 발생 강도와 빈도 완화를 목표로 하는 대책이다.이에 따라,기존 비상저감조치 발령 때만 시행하던 공공분야 차량 2부제,공공사업장 가동 단축,석탄화력 발전소 가동중단 및 상한제약 등을 해당 기간 지속 실시하고,산업·생활·수송 등 전 분야에서 선제적·예방적 저감정책 시행으로 국민 건강을 보호하고자 한다.

우선,산업분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드론 및 이동측정차량 등의 첨단 감시 장비 도입과 민·관 합동 미세먼지 점검단 운영 등 대기배출시설에 대한 감시활동을 강화하고,시설이 열악한 영세기업에게 방지시설 설치비용 지원사업도 실시한다.또 미세먼지 다량 배출사업장과의 자발적 협약을 확대해 추가 감축을 유도할 계획이다.이와 더불어,시·군별 1개 이상의 집중관리도로를 지정해 물 청소를 확대하고 아름다운 농촌 만들기 캠페인을 통한 영농잔재물 집중 수거 등 생활분야 감축 정책,수도권 지역과 6개 특·광역시 소재 공공기관 차량 2부제 등의 수송분야 감축 정책도 함께 시행한다.

최근 미세먼지 영향에 대한 한중일 공동연구 결과에 따르면,국내 연평균 미세먼지 발생량 중 중국발 미세먼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32%이며,국내 비중은 평균 51%인 것으로 발표됐다.물론 계절·기상조건에 따라 차지하는 비중이 상이하나 국내 배출량을 무시할 수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것이다.강원도의 경우 타 지역보다 자체 발생비율이 낮은 것은 사실이나 연평균 약 20%를 자체 배출하고 있다.생물성 연소(노천·농업잔재물 소각과 숯가마 등),비산먼지(건설공사,도로재비산 등)와 제조업 연소분야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최근 조사됐다.

이에 원주지방환경청에서는 명예 환경감시원과 민·관 합동 미세먼지 점검단을 통해 노천·농업잔재물 소각을 사전예방하고,숯가마 시설의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제도개선방안 등을 준비하고 있다.또 첨단장비를 통한 미세먼지 다량 배출사업장과 대형 공사장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할 계획이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는 산업계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하지만 국민건강과 경제적 이익이라는 두 가지 가치만 놓고 보면 어떤 것을 우선 선택해야 하는지는 명확하다.많은 국민들은 생활 속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대중교통 이용,적정 난방온도 유지 등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다.산업계도 시설개선을 위한 투자를 강화하고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가동시간을 단축하는 등 불편함을 조금만 감수하면 좀 더 맑은 하늘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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