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 13번째 시집 ‘당신을 찾아서’
미발표 신작 포함 125편 수록
감정·이성의 끝없는 순환 그려

▲ 정호승 시인
▲ 정호승 시인

“새벽별 중에서/가장 맑고 밝은 별은/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다//새벽별 중에서/가장 어둡고 슬픈 별은/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시 ‘새벽별’ 전문



사랑에 뒤따르는 고통,그 고통도 달콤하게 치유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길인 용서,그리고 용서를 또다시 가능하게 하는 사랑.그 멈추지 않는 감정과 이성의 순환이 시집 하나에 담겼다

우리 시대에 가장 사랑받는 대표적인 서정시인 정호승 시인이 새 시집 ‘당신을 찾아서’를 펴냈다.시인의 13번째 시집이다.

1973년 24세 나이에 등단한 정 시인은 올해 종심(從心)의 나이에 이르렀다.등단한지 47년.반세기에 가까운 지난 시간 동안 시의 외길을 걸어오면서 깨끗한 시심(詩心)으로 많은 독자들의 미소와 눈물을 자아냈다.‘외로우니까 사람이다’를 비롯한 여러 시집과 동시집,어른을 위한 동화집들을 펴내면서 인간이 해야 하는 사랑과 떠안아야 할 고통의 본질을 따뜻하게 녹여내왔다.

이번 시집에는 100여편의 미발표 신작시를 포함해 125편의 시가 25편씩 5부로 나뉘어 실렸다.문태준 시인은 추천사에서 “정호승 선생님의 이번 시집을 읽으면 하늘의 여러 길 가운데서도 가장 깨끗하고 아름다운 길을 날아가는 작은 새 한마리가 보인다.그리고 그 하늘 아래에 있는 인간의 예토(穢土)가 보인다”며 “내일에 가야 할, 인간의 아름다운 길을 다시 생각한다”고 했다.

정 시인은 시가 마음을 회복시킬 수 있는지,인생에서 힘이 되어주는 한마디는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강원도를 포함한 전국 곳곳을 다니며 독자들도 활발히 만나고 있다.특히 최근 춘천시립도서관에서 가진 북콘서트에서는 춘천에서 군 시절을 보낸 추억과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춘천 우두동에서 군 종병(종교장병)으로 복무하던 시절은 굉장히 귀한 시간이었다.그 곳에서 굉장히 많은 시를 많이 썼고 그 중 하나인 ‘첨성대’가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다”고 밝혔다.또 “조성기 소설가도 당시에 만났다”며 춘천에서 만든 인연을 풀어냈다.

정 시인은 지난 11월 처음 개최된 제1회 강릉국제영화제와도 함께 했다.영화제 기간 강릉 고래책방에서 열린 ‘배롱야담’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강릉 문인들이 보고싶은 영화 1위로 꼽힌 이종은 감독의 영화 ‘시인할매’를 이 감독,지역 관객들과 함께 관람한 후 영화·책 토크 시간을 갖기도 했다.

1950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난 정 시인은 경희대 국문과와 대학원을 나와 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동시),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시)로 등단했다.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1982년 소설가로도 데뷔했다. 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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