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적어도 4~6마리 반달가슴곰 서식 가능성”

▲ ▲ 인제천리길 등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반달곰 발자국을 조사하고 있다.
▲ 인제천리길 등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반달곰 발자국을 조사하고 있다.

[강원도민일보 진교원 기자] 인제군 서화면 대암산·향로봉 일대에 최소한 4~6마리의 반달 가슴곰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인제 천리길(대표 김호진)은 13일 “지난해 1월4일 인제 천리길 탐방로 탐사도중 대암산·향로봉 중산간지대에서 눈길에 찍힌 어미와 새끼 반달가슴곰의 발자국을 발견,현재 한반도 야생동물 연구소,한국디엠지평화생명동산과 함께 조사중에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전문가들은 발자국이 150kg의 어미와 새끼로 보고 있고,숫놈을 포함하면 최소 3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가운데 얼마전 인근 통문에서 새끼를 발견됐다”며“일반적으로 1~2마리의 새끼를 낳는 반달곰을 가정하면 대암산·향로봉 일대에는 4~6마리의 반달 가슴곰 가족이 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5월 이곳에서 10㎞ 정도 떨어진 비무장지대안에서 국립생태원이 설치한 무인카메라에 촬영된 새끼 반달곰과 함께 독립적인 야생개체로 추정된다”며“동영상 등을 확보하려고 지금까지 노력해 오던 중 밀렵과 아프리카 돼지열병 등으로 인한 멧돼지 포획과정에서 오인사격이 우려돼 공개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 ▲ 인제군 서화면 대암산·향로봉 일대에서 발견되 반달 가슴곰 발자국.
▲ 인제군 서화면 대암산·향로봉 일대에서 발견되 반달 가슴곰 발자국.

당시 눈위에 찍힌 곰 발자국의 사진은 부채꼴 모양의 넓적한 발바닥과 발톱 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다.한상훈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장은 “길이 20㎝,폭 18㎝로 다 자란 어미 반달가슴곰과 작은 곰의 발자국”이라며“어미 곰이 지난 2018년 봄에 태어난 새끼를 데리고 겨울잠에 들어가기 직전의 모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따라서 국립생태원이 비무장지대 안에서 확인한 태어난 지 8∼9개월의 새끼 반달가슴곰의 어미와 형제 곰 등을 포함해 3∼4가 서식한다고 볼 때 서화면 전체 반달곰 개체수는 직접 확인된 것만 3마리에서 최대 8마리까지 늘어날 수 있다.

한 박사는 “거리상으로 동일 생활권이지만,발자국의 주인공은 민통선밖이고,사진찍힌 곰은 비무장지대안에 살고 있는 것으로 보여 서로 교류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 ▲ 인제군 서화면 대암산·향로봉 일대에서 발견되 반달 가슴곰 발자국.
▲ 인제군 서화면 대암산·향로봉 일대에서 발견되 반달 가슴곰 발자국.

한 박사는 “지리산의 반달곰은 그 일부가 민주지산-덕유산-수도산-가야산 일대로 퍼져 나가고 있는 가운데 덕유산 인근인 삼봉산에서도 반달곰 한 마리가 국립공원공단이 설치한 무인카메라에 찍혔지만,지리적인 거리 등에 비춰 지리산 반달곰이 대암산과 향로봉 일때까지 왔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반달곰 발자국이 발견된 대암산·향로봉은 천연보호구역으로 생태계가 잘 보전돼 다양한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다.인제 천리길과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한국디엠지평화생명동산은 지난 1년 동안 15대의 무인카메라를 발자국이 발견된 지역을 중심으로 설치했으나,아직까지 반달가슴곰은 확인하지 못했다.

인제 천리길 등은 지역에서 반달 가슴곰을 보호하기에 한계가 있는데다,밀렵꾼 등으로부터 보호 등을 위해 지역내에 반달 가슴곰 보호 프래카드를 내거는 등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해 나갈 계획이다.

김호진 대표는 “주변 산악이 워낙 넓어서 조사 인원과 무인카메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제대로 조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멧돼지를 포획 사업에 따른 오인 사격대책과 밀렵 도구 제거작업이 가장 시급한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진교원 kwchin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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