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우

김유정역 대합실에 앉아

주간지의 낱말 퍼즐을 맞춘다

아는 사람이 인사를 한다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문득 생각났다는 듯

유리창 빈칸에 개동백이 핀다

그나저나 나는 어디로 가려고

역에 온 걸까

행선지가 떠오르지 않는다

상행선 청춘열차가

퍼즐의 빈칸을 매달고 지나간다

내 이름도

기억나지 않을 때가 올지도 모른다

그 전에 기차를 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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