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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권정치와 문치주의

이세현 2020년 01월 17일 금요일 10 면
▲ 이세현 전 춘천시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장
▲ 이세현 전 춘천시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장
1453년 계유정난으로 왕권을 완전히 장악한 수양대군은 어린 조카 단종을 밀어내고 왕으로 등극한다.자신에게 반대하던 왕족들을 유배시키고 눈에 거슬리는 신하들은 모두 제거했다.때문에 조정 대신 누구도 그를 비판하지 못했다.단종에게 왕위를 찬탈한 그가 조선 제7대왕 세조다.그의 나이 39세였다.세조는 단종을 상왕에 앉힌 이듬해 성삼문 등 사육신으로 불리는 집현전 학자출신들의 단종복위 계획을 발각하자 단종을 노산군으로 강봉,영월에 유배시킨다.또 동생 금성대군이 다시 단종복위 사건을 일으키자 그를 사사시키고 단종도 죽였다.세조는 자신의 왕권에 도전하는 세력들을 차례로 제거한 뒤 왕권강화 정책에 착수했다.이른바 강권정치가 시작된 것이다.내각제인 의정부 서사제를 폐지하고 육조직계제를 단행했다.집현전을 폐지하고 정치문제를 토론·대화하는 경연을 없앴다.이 때문에 국정을 건의·규제하던 대간의 기능이 약화됐다.반면 왕명을 출납하던 비서실 승정원 기능이 강화,국가의 모든 중대사무도 함께 관장했다.오늘날 대통령 비서실이 이 모습을 닮지 않았으면 좋겠다.세조는 왕권강화책으로 백성 동향파악을 위해 호패법을 복원했다.오늘날 민간인 사찰과 유사한 행태다.이처럼 세조는 관제개편과 관리기강 확립으로 민간생활의 편리를 꾀했으나 정치운영은 문치가 아닌 강권으로,인재등용도 실력이 아닌 측근 중심 인사로 일관해 병폐가 심각했다.승정원 중심으로 국사를 운영했는데 이를 그의 심복 정난공신들이 장악하고 있었다.정부가 이 역시 닮지 않았으면 좋겠다.육조판서들은 왕명을 출납하는 승정원에도 봉직하고 있었다.오늘날 국무위원이면서 국회의원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과 같은 행태다.공신들이 현직에서 물러나도 부원군 자격으로 정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오늘날 우리 정치형태와 너무나도 닮았다.

문치주의자 선조는 1567년 16세에 조선 14대왕으로 등극한다.선조는 가장 먼저 과거제를 개편,현량과를 다시 실시했다.기묘사화 때 화를 입은 조광조에게 영의정을 증직하고 억울하게 화를 당한 사람들을 신원했다.반면 그들에게 화를 입힌 남곤 등의 관직은 추탈하고 을사사화를 일으킨 윤원형 등을 삭훈했다.이로써 민심은 안정되고 조정은 평화를 되찾았다.

필자가 복지관 봉사를 하면서 어느 노인 분께 들은 이야기가 생각난다.“내가 팔십이 넘었는데 평생 여야가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이렇게 합의봤노라고 하는 모습을 한번이라도 보고 죽으면 여한이 없겠다”는 말씀이었다.현 정치를 바라보는 한 노인의 절규이자 민초들의 마음 표현이다.경자년 새해가 밝은지 반 개월이 넘어간다.국민들은 위정자들의 행태에 지칠대로 지쳤다.제발 국민들의 피로회복제가 될 여야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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