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군 해안면은 ‘펀치볼’로 잘 알려져 있다.6·25전쟁 당시 미국 종군기자가 분지 모양의 지형이 화채그릇을 닮았다고 해서 ‘펀치볼(Punch Bowl)’이라고 부른 것이 시초라고 한다.

38선 이북지역인 해안면 일대는 6·25전쟁 당시 펀치볼 전투를 비롯해 도솔산 전투,가칠봉 전투 등이 벌어졌던 격전지로 펀치볼 북서쪽 지역에서는 1990년3월3일 제4땅굴이 발견되기도 했다.해발 1300m의 대암산 정상 부분에는 남한 유일의 고층습원이자 천연기념물 246호인 ‘용늪’이 있고,가칠봉 능선에 있는 을지전망대에서는 금강산 비로봉 등 내금강을 볼 수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민간인통제선 내에 위치한 유일한 면지역인 해안면은 1956년과 1972년 두차례에 걸친 정부의 전략 이주정책을 통해 재건촌이 조성됐다.이때 집단입주해 ‘해안분지 개간방침’에 따라 땅을 분배받은 재건촌 주민들은 지뢰와 싸우며 황무지를 옥토로 만들었는데 이렇게 개간한 농경지의 소유권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 ‘뜨거운 감자’였다.

지난 1983년7월부터 1991년말까지 시행된 ‘수복지구내 소유자미복구 토지의 복구등록과 보존등기에 관한 특별조치법(이하 특별조치법)’으로 해안면 총 면적 6175만㎡ 가운데 70%에 해당하는 4373만㎡가 국유지로 편입됐지만 15.6%인 960만㎡의 무주지는 여전히 ‘분쟁의 씨앗’으로 남아있었다.

최근 ‘수복지역내 소유자 미복구토지의 복구등록과 보존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펀치볼 무주지 960만㎡를 포함한 접경지역 무주지 9397만3248㎡가 정비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이번 법 개정의 숨은 공로자는 김규호 강원도의원이다.김 의원이 국민권익위 등에 진정을 넣으며 수년간 노력한 것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법 개정으로 무주지가 제도권으로 편입된 만큼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될 수 있도록 후속조치에도 힘써야 겠다.

진종인 논설위원 whddls25@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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