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급 감성 ‘히트맨’
■ 예술·퀴어의 만남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 기상천외 도전기 ‘해치지 않아
■ 웰메이드 정치드라마 "남산의 부장들"

설 연휴를 맞아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극장가를 정조준한다.올해 스크린은 명절 단골 장르인 사극이 적고 코미디,정치,퀴어 등 서로 다른 매력의 작품들이 등장한 것이 이색적이다.코미디는 가족 단위와 젊은 층을,묵직한 정치 드라마는 중장년층의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돼 주 타깃 관객층이 나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이미 상영에 들어간 영화들도 연휴 기간 얼마나 관객들을 끄느냐가 장기 흥행의 분수령이 된다.24∼27일 나흘간의 연휴 기간 어떤 영화가 흥행 과녁을 맞출 수 있을지 기대작들을 살펴본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왼쪽),‘히트맨’ 스틸컷.
▲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왼쪽),‘히트맨’ 스틸컷.

■ B급 감성 ‘히트맨’
코미디 장르에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더한 영화 ‘히트맨’은 만화적 상상력이 돋보인다.어린 시절 불의의 사고로 부모를 잃은 수혁(권상우)은 국정원 요원 덕구(정준호)에게 발탁돼 살인병기로 키워진다.전설의 암살요원 ‘준’으로 살아가던 수혁은 웹툰 작가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국정원을 탈출한다.웹툰 작가로 산지 15년이 지났지만 연재 웹툰에는 온갖 악플만 달리고 인기도 끌지 못한다.

어느 날 자신의 이야기를 그려보라는 딸의 조언에 따라 술김에 국정원 시절 겪었던 1급 기밀을 웹툰으로 그리는 수혁.웹툰은 업로드 되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1위를 기록하고,이를 본 국정원과 테러리스트가 ‘준’의 정체를 알아보면서 수혁은 이들의 이중 타깃으로 쫓기는 신세가 된다.유튜브와 웹툰,랩 등 젊은이들의 취향과 아재개그가 어우러진다.

■ 예술·퀴어의 만남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칸 영화제에서 ‘기생충’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 한국 영화들 사이에서 약진하고 있다.영화는 18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펼쳐진다.초상화를 그리는 화가 마리안느(노에미 멜랑)에게 은밀한 초상화 의뢰가 들어온다.귀족 아가씨 엘로이즈(아델 에넬)의 정혼자에게 선보일 결혼 초상화를 그려달라는 것.다만 엘로이즈가 결혼을 원하지 않고 있어 그녀가 모르게 그림을 완성하는 것이 조건이다.

마리안느는 엘로이즈의 산책 친구로 신분을 속여 접근,초상화 작업을 위해 비밀스럽게 그녀를 관찰한다.지난 해 칸영화제에서 각본상과 퀴어종려상을 수상했으며 각국 평론가 10명이 참여해 칸영화제 경쟁작 점수를 매기는 ‘스크린 데일리’ 평가표에서 3.3점을 받아 3.5점을 받았던 ‘기생충’을 바짝 쫓았다.

▲ ’해치지 않아’(왼쪽),‘남산의 부장들’ 스틸컷. ▶
▲ ’해치지 않아’(왼쪽),‘남산의 부장들’ 스틸컷. ▶

■ 웰메이드 정치드라마 "남산의 부장들"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한국과 일본에서 52만부가 판매돼 논픽션 부문 최대 판매기록을 세웠던 김충식 작가의 베스트셀러가 원작이다.대통령 암살 40일 전부터 10·26사태까지 숨막히는 근현대사의 한 토막을 담아낸다.대통령 주변에 뒤섞이는 충성 세력과 반대 세력간 갈등 상황 청와대와 중앙정보부,육군 본부 등에 몸담았던 이들의 심리를 따라간다.

무엇보다 명품 연기에 대한 기대가 높다.이병헌이 총을 들 수밖에 없었던 김규평(김재규 전 중정부장)을 연기하고, 곽도원이 박용각(김형욱 전 중정부장),이희준이 곽상천(차지철 경호실장) 역할을 맡았다.그리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그린 ‘박통’은 배우 이성민이 맡았다.영화 ‘내부자들’과 ‘마약왕’을 만든 우민호 감독의 이른바 ‘욕망’ 3부작 완결편으로도 알려져 있다.


■ 기상천외 도전기 ‘해치지 않아
‘달콤,살벌한 연인’ 등으로 독특한 분위기의 코미디를 선보였던 손재곤 감독 작품으로 폐원 직전의 동물원을 무대로 한다.제각각 절실한 사연을 갖고 있는 동산파크 동물원의 직원들.이곳에 생계형 수습 변호사 태수(안재홍)가 원장으로 부임한다.동물원을 정상화 궤도에 올려놓으려는 태수.하지만 동물원에는 동물들도 팔려가고 없다.

태수는 직원들에게 동물 위장근무를 제안하고 이들은 북극곰,사자,기린,고릴라,나무늘보 등으로 출근하기 시작한다.들키지 않기 위한 연습이 진행되는 가운데 북극곰 탈을 쓴 태수가 손님들 앞에서 콜라를 마시고,콜라를 마시는 북극곰이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동물원은 인기를 끌게 된다.경쟁작이 적었던 지난주 개봉해 관객몰이를 한만큼 설 연휴 경쟁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승미 singm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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