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 친척들이 모이는 명절은 설레고 반가운 만남을 주지만 그 이면에는 오히려 가족 갈등의 도화선이 있다.음식 준비부터 가사 분담,취업과 결혼에 대한 압박 등 각종 스트레스의 집합체라는 것이다.이런 스트레스의 결과물인지 명절 전후 부부 갈등은 증폭된다고 한다.법원행정처와 통계청의 ‘최근 5년간 이혼 통계’에 따르면 설과 추석 명절 직후인 2∼3월과 10∼11월 이혼건수가 바로 직전 달보다 평균 11.5%나 많았다.가정폭력도 늘었다고 한다.2015∼2018년까지 설과 추석 명절 연휴 기간 112에 접수된 가정폭력 신고건수는 모두 3만3549건으로 하루 평균 1016건에 달했다.명절을 제외한 가정폭력 신고 접수가 694건을 감안하면 47%나 많은 수치다.

가정폭력의 경우 부부간 폭력이 약70%로 가장 많았고,그 다음이 부모님 대상 폭력,형제·자매·친척 간 폭력 순이다.부부간 폭력은 음주로 인한 갈등 등 개인적인 문제가 가장 많았고,경제적 이유,부모 부양,명절 시댁 방문이나 제사음식 준비 문제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이는 평소 가족 관계에서 오는 갈등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으로 서로의 입장을 이해 못하고 자신의 입장만 주장하면서 초래되는 결과다.명절증후군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심각한 사회문제로 평소 부부간에 쌓여 있던 불만들과 서운함이 자신의 부모와 가족에게까지 번졌을 때 부부는 서로를 향해 돌이킬 수 없는 불신을 가지게 된다.이 때문에 다툼이 극에 치닫고 심지어는 목숨까지 앗아가는 비극으로 끝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실제로 연휴기간 근무 중 가정폭력 112신고로 현장에 나가 서로의 입장을 들어본 결과 남편은 아내,아내는 남편의 입장에서 서로의 마음을 조금만 헤아리고 명절 후 ‘고생했다’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넨다면 불만과 서운함이 조금은 사그라지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해 가정폭력이라는 사회적 문제가 줄어들지 않을까.

이종성 횡성지구대 3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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