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원

집으로 오르는 골목길 낡은 담장에

자라난 그림자가 어둠처럼 드리우고

배를 잃은 선장이 앉는다.

파도를 따라가지 못한 그의 바다는

출렁이고 출렁이다 고요하게 떨어진다.

오늘도 담벼락은 아버지를 잡아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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