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명체가 살아 숨 쉬고 천연자원이 풍부한 숲.미세먼지 등으로 오염된 환경을 정화해 아름답고 청량감 있는 삶,맑은 공기를 주는 숲은 산불과 개발 목적의 훼손 등으로 폐허가 되어가고 있다.숲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지난 15년 동안 강릉국유림관리소 산불예방전문진화대와 각종 사업에 참여하면서 예고 없이 찾아오는 산불이 풍성한 숲을 삼키며 한순간에 폐허로 만드는 현장에서 진화작업을 해왔다.

그 일들을 생각하면서 산불 취약지 이곳 저곳을 살피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산림청은 산불예방 캠페인 등으로 범국민적 운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산불발생은 늘어나는 추세다.농촌 고령화로 인한 영농부산물 소각,논·밭두렁 태우기,임산물채취 목적으로 화기를 소지하고 무단 입산 후 취사,촛불 향을 피우고 기도하는 행위,담배꽁초 버리기 등이 산불의 주 원인으로 보인다.

강릉국유림관리소는 산불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산불진화대원들을 초소별로 배치했다.대원들은 철저한 순찰 감시와 함께 산에 오는 분들이나 지역 어르신들을 찾아다니며 산불예방의 중요성을 알리는 특별 임무를 받고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대원들이 활동만큼의 성과를 봐야 하는데 우리는 지난 해 4월 속초,고성과 강릉 옥계에서 상상할 수 없는 피해의 현장을 봤다.피 같은 땀방울을 흘리며 화마와 맞서 진화에 열중했지만 울창하던 숲은 찰나의 순간 잿더미가 됐고 산출이 불가한 막대한 재산피해,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수많은 이재민 발생이라는 큰 아픔과 고통을 겪었다.

그 날을 생각하면 진화대원으로 책임을 통감하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숲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속에 다짐해본다.산불 피해가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산불 예방에는 너와 내가 따로 없다.대형산불 참사의 아픔을 교훈 삼아 지금부터라도 산불예방 에 주인 의식을 갖고 다 함께 참여해야 한다.

산불예방전문진화대원으로 행복의 일터에서 발길을 옮기며 담당 지역에서는 한 건의 산불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거듭한다.숲과 친구가 되어 교감하는 일과의 시작이다.

김영규 강릉국유림관리소 산불예방전문진화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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