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만 국민건강보험공단 원주횡성지사장

▲ 정일만 국민건강보험공단 원주횡성지사장
▲ 정일만 국민건강보험공단 원주횡성지사장
오늘도 건강보험고객센터에는 보험료 인상과 관련된 문의전화가 끊임없이 울려댄다.세금은 일 년에 한 번 오르는데,왜 건강보험료는 수시로 오르냐는 전화다.매년 1월과 11월에는 보험료 인상과 재산변동으로 인한 문의는 더욱 많아진다.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는 보험료 인상과 관계없이 전 년도 소득과 지자체 과세표준 조정에 따라 이를 적용,매년 11월에 변경해서 1년간 부과하게 된다.이는 가입자의 소득과 재산에 따라 보험료를 재조정하는 것으로,재산과 소득이 늘었다면 보험료가 오르고,줄었다면 내린다.

지난 해 국토부가 공시가격의 현실화를 추진하며 공동주택 등의 예정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함에 따라 건강보험료도 대폭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지역가입자의 재산보험료는 과세표준액을 기준으로 한 ‘재산보험료 등급표’에 근거해서 산출한다.공시가격이 높아지더라도 등급표의 구간이 그대로라면 보험료는 변동되지 않아,우려와 달리 건강보험료에의 영향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지역이라면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공단은 공시가격이 보험료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물가상승률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계획을 반영하여 올해 건강보험료는 전년대비 3.2% 인상됐다.이는 지난 10년간 평균 인상률 수준이다.왜 보험료를 인상하면서까지 보장성을 확대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왜 보험료를 인상하면서까지 보장성을 확대해야 하는가?이는 결국 ‘보험료를 더 내고 병원비를 덜 낼 것이냐,보험료를 덜 내고 병원비를 더 많이 낼 것이냐’하는 선택의 문제이다.최근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 중 미래학자인 홍성국은 그의 저서 ‘수축사회’에서 인구가 줄고 공급이 과잉되며 부의 양극화로 사회의 여러 부문이 과거의 확장 일로에서 수축 국면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진단했다.수축사회로 전환하면 경제적 파이의 크기가 줄어들면서 사회적 갈등이 발생하며 의료·복지 등의 사회안전망이 흔들린다고 한다.저자는 5년 이내 우리 사회가 수축국면으로 들어설 것이며,이에 철저히 대비해야한다고 조언한다.특히 우리 사회는 급격한 인구구조의 변화로 빠르게 수축사회로 진입하고 있다.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른 노년부양비는 2019년 20.4명에서 2067년 102.4으로 증가해 2019년 생산연령인구 5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데,미래에는 생산연령인구 1명이 노인 1명 이상 부양하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래 수축사회에서 ‘보험료를 적게 내고 혜택도 적게 받는’ 현재의 건강보험 체계는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어렵게 할 수 있다.급변하는 사회에 보장성 강화를 통해 촘촘한 의료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현재의 보험료 인상은 미래를 위한 투자다.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20년에도 전 국민의 참여로 이루어진 건강보험이 의료안전망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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