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가장 권위있는 영화상인 아카데미상은 ‘오스카상’(Oscar Awards)으로도 불린다.‘오스카’라는 별칭에 대해서는 명확하진 않지만,시상식 관리자 가운데 한 명이 트로피를 보고 “내 삼촌 오스카와 많이 닮았네요”라고 말한 것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오스카상’은 미국 영화 예술 과학 아카데미(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AMPAS) 회원들이 그 해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극장에서 7일 이상 상영한 영화 중에서 투표로 선정하기 때문에 ‘영화인에 의한, 영화인을 위한 상’으로 유명하다.AMPAS 회원 8000여명에게 투표권이 있고 한국인 회원은 임권택 감독과 송강호·이병헌 등 40여명이다.회원이기도 한 봉준호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아카데미 시상식은 국제적인 영화제가 아니라 로컬 시상식”이라고 ‘조크’를 했지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영화제라는데 이견이 없다.

1929년 12개 분야로 시작된 아카데미상은 작품상과 감독상,남우·여우주연상 등 24개 부문으로 나눠 수상하는데 최고의 상인 작품상은 감독이 아닌 제작자에게 수여되고,다른 영화제와 달리 신인상이 없다.한국영화들은 1962년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시작으로 ‘사도’(2015),‘택시운전사’(2017), ‘버닝’(2018) 등을 꾸준히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출품했는데 안타깝게도 최종 후보로 선정되지는 못했다.

올해는 봉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각본·편집·미술·국제영화상 등 6개 부문에 최종후보로 올랐다.지난해 5월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시작으로 각종 상을 휨쓸고 있는 ‘기생충’이 오늘(10일·현지시간 9일)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오스카상을 들어올려 한국 영화 100년사에 이정표를 세우는 동시에 아카데미상 역사에도 새로운 기록을 남길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진종인논설위원 whddls25@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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