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먹거리지원센터 급식 납품 점검
내달부터 식자재 납품 확대
농가 142곳 참여·품목 32종
친환경 지역 농산물 소비 촉진
납품·배송·민원 접수 통합 처리
반품 대응 등 안정적 정착 과제


[강원도민일보 오세현 기자] 춘천지역먹거리통합지원센터를 통한 학교급식 식자재 납품이 내달부터 시행된다.춘천시와 춘천교육지원청은 지난달 학교급식 식재료 납품 단계별 시행에 합의했다.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먹거리 선순환 체제 구축의 첫 걸음이다.기존 식재료 공급 체제와 다르다 보니 일부의 우려도 여전하다.춘천지역먹거리통합지원센터를 통한 학교급식 식자재 납품 준비상황과 과제를 점검한다.


■ 지역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

춘천지역먹거리통합지원센터를 통한 학교급식 식자재 납품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안전하게 배송,지역에서 소비하는 구조 만들기다.현재 춘천지역 농업생산 여건은 농업인구 감소,고령농 증가,영세농 중심 생산구조라는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다.여기에 상업작물 중심 생산구조,높은 관외 도매시장 의존도,생산 품목의 다양성 부족이라는 한계점도 여전하다.

시는 이 같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춘천지역먹거리통합지원센터를 통한 급식재료 납품을 고안했다.이 체제가 완성되면 생산단계부터 소비와 연결되고 소비에 대응하는 기획 생산체계 구축이 가능하다는 게 시 입장이다.지역에서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이를 안정적인 판매망과 연계해 지속가능한 춘천 농업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친환경 농산물과 지역 농산물 소비를 확대하고 친환경 농업으로 자연환경 보호를 유도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논의는 10여 년 전부터 이어져왔다.2008년 10월 학교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됐고 2015년 친환경 학교급식 지원사업 협의회가 열렸다.영양교사 워크숍·간담회 등을 거쳤으며 지난해 8월에는 춘천교육지원청과 친환경 학교급식 시범운영 협약을 맺고 9곳을 대상으로 9월부터 12월까지 시범운영에 돌입했다.

시범운영 후 시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일선학교의 지적을 받아들여 단계적으로 학교급식 식재료 납품을 확대하기로 했다.내달부터 단계적 확대가 적용되며 지급방식은 현금이지만 학교급식 식재료의 전 품목은 센터에서 구매해야 한다.이번 사업에 참여하는 지역 농가는 142곳,취급 품목은 32종에 이른다.이재수 시장은 “최저가 입찰로 식자재 공급이 결정되는 기존 방식에 대해 학부모들의 우려가 10여 년 전부터 있어 왔다”며 “생산하는 사람이 누가 이 음식을 먹을지 알고 생산하게 하고 공적인 구조에서 유통되고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 학교급식의 안전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 납품,배송은 물론 민원접수까지 한 곳에서

춘천지역먹거리통합지원센터를 통합 학교급식 식자재 납품의 가장 큰 특징은 예산 집행과 계약,납품,민원처리까지 모두 센터에서 맡는다는 점이다.그동안 각 학교에서 개별적으로 진행돼 오던 일들을 센터에서 일괄 맡게 되면서 시는 학교행정 간소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위생적인 부분 역시 춘천시보건소가 매주 불시에 센터를 방문해 점검하기 때문에 수시로 확인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식재료 납품 전 과정도 센터 안에서 모두 해결한다.센터에서 식재료들을 검수하고 신선식품은 저온저장고에,공산품과 상온보관 식품은 상온에 각각 보관한다.축산물과 수산물은 전용 저장고를 마련,아이스박스에 개별 보관하고 학교별 납품 품목을 확인한 후 식자료들이 배송차에 오른다.배송 이후 차량관리도 학교급식 식재료 납품 절차 중 하나다.

농가교육도 빼놓을 수 없다.센터에서는 각 납품 희망농가를 방문해 농가 현황과 생산작품 출하 시기를 조사한다.이후 생산계획 수립을 거쳐 품목별 농가모임을 운영,지원한다.이 같은 과정을 통해 제철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대형 유통업체 주도의 시장을 탈피,가격정책의 변동 폭도 적어 농가에 안정적인 수익이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 춘천지역먹거리통합지원센터를 통한 학교급식 식자재 납품이 3월부터 시행된다.사진은 지난해 9월 열린 센터 준공식.
▲ 춘천지역먹거리통합지원센터를 통한 학교급식 식자재 납품이 3월부터 시행된다.사진은 지난해 9월 열린 센터 준공식.


■ 일부 학교·학부모 우려 불식 과제

춘천에서는 처음 하는 시도인 만큼 안정적인 정착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시는 학교급식 공급과 관련해 사전점검단을 운영,세 차례 걸친 회의와 현장방문 끝에 점검단의 지적사항에 따른 보완책을 마련했다.

점검단은 △안전·물품·시설 관리△식재료 조달△배송 및 반품 대응△식재료 검품과 위생 등을 중심으로 준비상황을 점검했다.점검단은 분야별 경력직,전문인력을 채용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이에 시는 전처리 팀장과 수발주담당,검수담당,배송담당 채용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이다.센터 전체의 운영계획도 보완할 방침이다.재해 발생시 바로 대응할 수 있는 분야별 세부 메뉴얼도 작성한다.

학교별 검수시간 등을 감안해 배송계획을 재수립하고 일정기간 운영한 후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교육지원청 혹은 영양교사와 협의 후 재조정 요인이 발생하면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가장 큰 우려로 떠오른 반품 대응문제에 대해서는 품목별,부류별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보완하고 역할과 책임소재를 명시,반품에 대해서는 조치사항을 공개하기로 했다.공개방식은 교육지원청과 협의 후 결정한다.품목별 검수 매뉴얼 준비를 완료하고 생산자 이력을 구축해 일선 학교와 학부모들의 신뢰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재수 시장은 “시범운영 당시 운영상의 미비점들이 있었지만 취지의 근본을 흔들 만큼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교육지원청 영양교사가 센터로 파견돼 영양교사가 반드시 사전 검수를 하도록 했고 학부모들도 확인이 가능하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오세현 tpgus@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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