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서 20대 부부 자녀 방임 둘 사망, 안전망 허점 보완을

“어쩌다 이런 일이...” 하는 일이 또 일어나 안타까움을 던져줍니다.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인륜에 반하는 끔찍한 사건이 빈발하는 요즘이지만 한 20대 부부가 어린 자식 2명을 방임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소식에 아연실색하게 됩니다.원주경찰서는 지난 11일 친 자식 2명을 돌보지 않아 숨지게 한 20대의 남편 A씨와 부인 B씨를 아동학대 치사와 사체유기,부정수급 혐의로 구속했다고 합니다.

경찰조사에 의하면 이들 부부는 2016년 9월 원주의 한 모텔에서 생후 5개월 밖에 안 된 딸을 당시 1살 아들과 객실에 방치했다가,딸을 숨지게 했다고 합니다.이 일이 있은 2년 뒤 2018년 출산한 셋째마져도 홀로 방치한 채 집을 비운 사이 숨졌다고 합니다.셋째는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이들은 남편은 20세,부인은 18세에 결혼을 해 일정한 직업없이 일용직으로 일하며 모텔과 원룸을 전전했다고 합니다.결국 전혀 준비되지 않은 결혼과 출산이 엄청난 비극의 단초가 된 것입니다.

숨진 두 어린 자식은 가족의 묘지가 있는 인근 야산에 매장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이 어처구니 없는 비극이 알려진 것은 지난해 정부가 처음 실시한 ‘전국 만 3세 아동 소재·안전 전수조사’ 과정에서라고 합니다.44만3857명의 전국 만 3세 아동 가운데 어린이집·유치원·해외거주자를 제외하고 소재 불명이 23명이었는데,여기에 포함된 큰 아들의 소재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끔찍한 일이 알려지게 된 것입니다.부부는 둘째 딸이 숨진 이후에도 사망사실을 숨기고 지난 3년간 매달 가정양육수당과 아동수당까지 수령해 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줍니다.

이전의 여러 패륜사건과는 또 다른 시사점을 찾아야 합니다.먼저,경제적·정신적 준비가 없는 부모가 어떤 비극을 낳는 지 일깨워줍니다.생활고를 겪었다고는 하지만 20세가 넘는 성인이라면 보호자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게 도리입니다.자기방어능력이 없는 영유아를 방기하는 것은 살인이나 마찬가지입니다.둘째,여전히 이런 위험군에 손길이 미치지 못한 복지안전망의 허점을 보여줍니다.셋째는 이웃의 관심과 공동체의 연대의식을 돌아봐야 합니다.이번 젊은 부부가 저지른 비극은 개인의 일탈과 부실한 사회안전망이 만든 참사라는 점을 뼈아프게 새겨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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