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대학 중국인유학생 급증
코로나19 격리대상 1009명
한국어 실력 부족해도 입학
대학 생존위해 ‘울며 겨자먹기’

[강원도민일보 박가영 기자]지역대학 소멸위기 속에서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 대응책으로 외국인 유학생을 적극 유치해온 도내 대학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역풍을 맞으면서 딜레마에 빠졌다.12일 대학알리미 공시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4년제 대학 9곳의 외국인 유학생은 총 2978명이다.2017년 유학생 수 2072명과 비교했을때 43.7%(906명) 증가한 수치다.최근 코로나19로 격리 조치 대상이 되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은 전체 외국인 중 1009명(34.5%)에 달했다.중국인 유학생은 2017년 879명에서 2년새 130명(37.7%)이 늘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유학생의 폭발적인 증가는 학령인구 감소로 재정위기를 맞고 있는 도내 대학들의 생존을 위한 출구전략이다.강원 유치원,초·중·고교 학령인구는 2009년 23만 5111명에서 2019년 17만2149명으로 10년간 6만2962명(26.8%)이 줄었다.이런 상황에서 교육부의 재정지원을 받기 위해 도내 대학들이 10여년간 등록금을 동결·인하하면서 대학들의 재정상태가 악화되고 있다.교육부도 학령인구 감소 방안으로 외국인 유치를 적극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학재정지원사업 평가지표에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 실적을 평가하는 항목이 포함돼있어 대학들이 높은 평가를 받기 위해선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적극적이어야 하는 상황이다.경쟁적인 외국인 유학생 유치전으로 입학 문턱은 점점 낮아지면서 상당수의 학생은 전공수업을 들을 정도의 한국어 수준도 갖추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외국인 중 한국어능력시험(TOPIK) 3급 소지자의 경우 대부분의 도내 대학에 입학이 가능하다.그 이하의 급수를 가진 학생이더라도 입학 이후 한국어 연수를 이수한다는 등의 조건이면 입학이 가능하다.통상 한국어능력시험 4급 이상이 돼야 외국인 학생들이 전공수업을 이해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판단된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사활을 걸어온 도내 대학들은 코로나19가 확산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한 대학 관계자들은 “교육부의 외국인 유학생 유치 권고가 아니더라도고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 대응 돌파구는 사실상 외국인 유학생 유치밖에 없다”며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지역대학 위기의 또다른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밝혔다. 박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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