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홍천 계방산
운두령 계단서 산행 시작
산 전체 상고대 관찰 가능
백두대간 일품경관 조망
가까운 거리 볼거리 다채

눈 구경 쉽지 않은 올 겨울.하지만 이달 초 내린 눈으로 요즘 계방산은 최고의 설경을 연출하고 있어 눈꽃 산행을 즐기려는 등산객들이 이어지고 있다.

계방산은 눈 덮힌 경치가 아름다운 겨울산이다.산행은 자동차로 오를 수 있는 고개인 운두령(雲頭嶺·1089m)에서 시작된다.운두령은 주차장이 좁고 등산객을 태운 버스들이 많아 복잡하다.운무가 넘나든다는 운두령에서 오르는 코스는 처음엔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한다.계단을 오른 후에는 경사가 완만하다.겨울산행은 아이젠과 두꺼운 옷,그리고 모자와 장갑,핫팩 등은 필수품이다.

▲ 계방산 정상
계방산 산행은 등산로가 좁고 등산객이 많아 추월보다는 앞사람 뒤만 따라간다는 생각으로 쉬엄쉬엄 가는 것이 편하다.눈을 밟을 때마다 ‘뾰드득 뾰드득’ 나는 소리를 들으며 걸으면 힘이 덜 든다.물푸레 나무 군락지를 지나 20분 가량을 걷다보면 쉼터가 나온다.여기서 고개를 들어 옆을 보면 나무에 내린 눈이 사슴뿔 같기도 하고,목련꽃 같다.잠시 땀을 식힌 후 40∼50분 가량을 가다보면 1492봉 전망대에 다다른다.이곳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산능선의 상고대는 순백의 화원이라는 탄성이 절로난다.상고대는 계방산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있는 최고의 설경이다.또 하늘을 보면 구름 한점 없는 푸른색에 매료된다.파란하늘과 어울린 설경에 취하다 보면 피로는 사라진다.이맛에 등산한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곳에서 적지않은 등산객들이 길 옆에 자리를 잡고 둘러앉아 눈을 녹여 라면을 끊인다.일부 등산객은 바람이 너무 불어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안에 들어가면 아늑하다.이런 힘든 과정을 거쳐 라면봉지에 받쳐 먹는 라면은 지상 최고의 맛이다.

▲ 계방산 등산길
다시 30분정도 걷다보면 정상이다.정상은 백두대간의 등줄기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로 꼽힌다.설악산,점봉산,오대산까지 볼수 있다.그러나 눈이 날리고 매서운 바람으로 주변 경관을 오랫동안 보기 힘들다.기념사진을 찍으려는 등산객이 많아 10분정도 기다릴 때가 많다.정상 근처에서 식사를 하는 등산객들이 많지만 바람이 강해 불편하다.웬만하면 정상에서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즐긴 후 하산 도중 식사하는 것이 좋다.

하산 길은 경사가 급해 조심해야 하고 둘 중 한 곳을 선택해야 한다.한 코스는 권 대감 바위다.전설에 따르면 계방산에 용맹스러운 권 대감이라는 산신령이 살았는데 하루는 말을 타고 달리다 칡넝쿨에 걸려 넘어졌다.권 대감은 화가 나 칡이 살지 못하도록 부적을 써서 던졌는데,그 후에 칡이 자라지 않았다고 한다.그때 권 대감이 던진 부적이 바위라고 전해져 내려와 권 대감 바위로 부른다.권 대감 바위코스는 삼거리 계방산 주차장으로 이어진다.소요시간은 약 2시간이다.

▲ 계방산 전경
다른 한 코스는 주목 군락지다.주목군락지에는 우리나라 주목 최고령인 1500년 생을 비롯해 수백 그루가 자생하고 있다.주변에는 고사된 주목들도 있어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말이 실감난다.주목군락지 주변은 온통 설국이다.계방산은 산림유전 자원보호 구역으로 지정,관리되고 있다.앞 사람 발만 보고 걷다보면 옹달샘과 노동계곡 연밭골 쉼터,윗삼거리를 거쳐 자동차 야영장에 다다른다.이 코스는 계곡을 따라 원시림이 이어져 있다.소요시간은 2시간 30분 가량 걸린다.근처에는 이승복 생가가 있다.이승복 생가 안내판에는 ‘1968년 12월 9일 울진·삼척지구에 침투했던 북한의 무장공비들이 당시 9살의 어린아이(이승복)가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말을 했다고 어머니와 동생까지 무참하게 살해 당했다는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고 쓰여있다.

▲ 하얀 산호초 같이 피어난 계방산 상고대
주변에는 오염되지 않은 계곡에서 자란 송어를 먹을 수 있는 횟집들이 많다.송어회 한 접시면 산행의 피로가 풀어진다.계방산 등반 시간은 약 5시간(휴식시간 포함) 걸린다. 권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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