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로작가 오흥구 팔순기념전
29일까지 서울서 전시회
춘천작가 단체전도 열려
지역 미술세계 역사 조명


[강원도민일보 한승미 기자]춘천 미술인들의 잔치가 서울의 중심에서 열린다.올해 팔순을 맞이한 춘천 토박이 오흥구 원로화가가 오래 꿈꿔 온 자리다.오흥구 개인전 ‘오흥구 화업 50년 팔순기념전’과 지역 작가들의 단체전인 ‘화우 동행전’이 오는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갤러리 미술세계에서 함께 열린다.오흥구 작가가 직접 구상한 전시회로 자신의 개인전과 춘천에서 활동해 온 지역 작가들을 위한 단체전을 동시에 마련했다.

오 작가는 지난 50여년 동안 지역에서 작품활동을 해 오는 과정 속에 중앙 화단에서의 전시회 개최 필요성을 깊이 느꼈다.지역 작가들도 서울에서 자주 전시회를 열어야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보며 견문을 넓히고 인적 교류를 통해 보다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이 때문에 오 작가는 80세가 되면 서울에서 개인전을 갖겠다는 꿈을 10년전부터 꿨다.이에 따라 5년전부터 상세한 전시 기획에 들어갔다.중앙 화단이 춘천 작가들을 재조명하는 기회를 갖길 바라면서 단체전까지 포함,전시 구상을 구체화했다.

오흥구 작가의 개인전 주제는 ‘모천(母川)을 찾는 연어처럼’이다.그의 화업 50년을 정리하는 시간이다.그가 본격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던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 오 작가의 작품세계 전반을 살펴볼 수 있다.

▲ 오흥구 작 ‘가을여자’
▲ 오흥구 작 ‘가을여자’

▲ 오흥구 작 ‘동심’
▲ 오흥구 작 ‘동심’

춘천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 교사로 아동미술 교육에 몰두하는 한편 춘천현대사생회의 회장을 지내며 지역 미술의 저변 확대를 목표로 활동해 왔다.

그의 작품세계는 구상과 비구상을 넘나들며 다양하게 펼쳐진다.이번 전시회에서는 춘천과 강원도의 사계를 담은 야외 스케치를 비롯해 ‘탈’ 등 한국적 소재를 다룬 작품,아이들에게 영감을 받아 그린 작품 등 50여점이 전시된다.

같은 기간 같은 건물에서 열리는 ‘화우 동행전’에서는 지역에서 함께 작품활동을 하며 소통해 온 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된다.구자근,유병훈,최영식,신철균,신승복,김대영,김광남,최찬희,이희숙 등 내로라하는 지역 작가 32명이 참여한다.

이들의 작품 46점을 통해 지역 미술의 역사와 현 주소를 가늠해 볼 수 있다.참여 화가들 모두 “중앙 화단에서의 전시 참여 경력이 활동에 큰 힘이 되는데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반응 아래 이번 전시를 위해 흔쾌히 작품들을 내놓았다.

팔순을 기념한 오흥구 작가의 개인전은 오는 8월 춘천에서 훨씬 더 큰 규모로 이어진다.8월 23일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제2차 개인전을 갖고 작품 250여점을 전시할 예정이다.

오흥구 작가는 “자연과 눈 앞에 펼쳐진 사물에 대한 영감을 솔직한 나만의 표현 기법으로 나타내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지역 작가들은 비용 등의 문제로 서울에서 전시회를 갖기 어렵다.국내 미술계가 강원예술을 보다 깊이 살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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