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인사이트] 바이러스 공포에 커져가는 항체 시장
스크립스코리아 3세대 항암치료제
200억원 규모 기술이전 성공
바디텍메드 코로나19 진단키트
중국 시장 절반 잠식·1위 달성
2025년 1조 기대 의약품 시장
강원산업 급성장·활약 주목
국내 바이오의약품 시장 성장 (단위: 억원)

▲ 스크립스코리아 항체연구원 소속 연구원이 항체연구를 하고 있다.
▲ 스크립스코리아 항체연구원 소속 연구원이 항체연구를 하고 있다.


[강원도민일보 김호석 기자]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항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특히 강원도와 춘천시,강원대가 공동으로 설립·운영중인 스크립스코리아 항체연구원이 3세대 항암치료제인 ‘면역항암 항체치료제’ 개발에 성공,2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을 성사시키며 눈길을 끌었다.여기에 코스닥 상장사 바디텍메드의 감염진단시약(CRP 검사)이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로 인해 주식시장에서 수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도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오는 2025년 1조3918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강원 바이오산업이 급속한 산업 성장을 이뤄낼수 있을까 주목된다.

■암치료제 블루오션 면역항암제… 상용화 성공하면 ‘대박’

 화학항암제와 표적항암제에 이어 ‘3세대 항암제’로 등장한 면역항암제는 부작용과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치료제로서 전세계 의약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시장조사 기관인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면역항암제 시장 규모는 2018년 581억 달러(67조원)에서 연평균 9.6%의 성장률을 기록,2026년에는 1269억달러(14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국내에서도 면역항암제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로부터 기술이전대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스크립스코리아항체연구원의 김대희·이응석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면역항암 항체치료제’는 폐암,흑색종,두경부암,위암,대장암 등 다양한 병증에 적용가능한 기술이다.면역세포의 암세포 공격을 방해하는 암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인 ‘PD-L1‘에 대한 면역 항암 항체로 연구원에서는 2015∼2018년 개발,지난해 4월 특허출원을 완료했다.그 결과 유명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 ‘드시모네’ 판매 기업인 바이오일레븐과 2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르면 연구원은 바이오일레븐으로부터 선급금 5억원을 선지급받고 단독항체 95억원,개량항체 100억원의 기술 이전료와 함께 계약 기업 연간 총매출액의 1%를 런닝로열티(경상기술료)로 받게 된다.원천기술을 사들인 바이오일레븐은 임상실험을 거쳐 항암제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다.

 연구원으로서는 200억원 이상의 기술이전을 완료하기 위해서는 항체치료제의 기술상용화가 최대 관건이다.연구원은 바이오일레븐이 면역항암 항체치료제를 이용한 신약개발을 위해 일정기간 전임상에 필요한 기술을 지원할 계획이다.

▲ 스크립스코리아  하권수 원장과 연구원들.
▲ 스크립스코리아 하권수 원장과 연구원들.

 ■국내 바이오의약품 시장 22조8324억원…항체연구 지속방안 절실

 2009년 7월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최초의 해외연구소로 개원한 스크립스코리아 항체연구원은 국내 유일의 항체분야 공익연구소로 10여년간 운영돼왔다.그동안 자체 기술력 확보와 항체 신약 개발에 집중해 왔으나 지난해 춘천시의회가 춘천시가 스크립스코리아 항체연구원에 운영비로 10억원을 출연하는 동의안을 한차례 부결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이번 200억원대 기술이전 협약은 연구원으로서는 향후 10년을 이끌어갈 원동력을 확보한 셈이다.하지만 강원도와 춘천시의 출연금을 받는 기관으로서는 단순히 항체 개발을 바라며 오랜 시간 기술과 인력을 투자해야하는 항체 연구개발을 지속하기 어렵다.

 연구원은 올해부터 개방적인 기업지원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지역산업과 동반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국내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017년 기준 22조8324억원 규모로 연평균 15.3%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특히 항체 의약품은 질환을 일으키는 핵심 특정 타깃만을 선별적으로 표적할 수 있는 특이성을 보유,합성 신약(9%)에 비해 신약 개발(18∼29%) 성공률이 높아 관심도가 증가하는 추세다.연구원은 바이오산업의 성장에 발맞춰 ‘항체은행’을 운영,기업 등에 항체 스크리닝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2022년까지 항체 50종을 보유,항체 신약개발에 나서는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의뢰를 받아 항체를 선별하고 가공·성능 개선,분석·검증,임상 등을 실시해 연구원 재정자립을 추진한다.도내 기업으로는 바디텍메드,유바이오로직스,이뮨메드 등이며 타시·도로 넓히면 유한양행,종근당,CJ헬스케어,안국약품 등 다수의 바이오기업에 기술이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역항암 항체치료제의 경우 유방암(2023년),간염바이러스(2024년),조류독감,난소암·췌장암(이상 2025년) 등의 치료제 개발을 추진해 100억원 이상의 기술이전 수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연구원의 항체 신약개발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조직·인력 확충,재정자립도 향상 등이 최우선 과제로 남아있다.연구인력은 설립 이후 평균 14.5명을 유지하고 있지만 기업지원센터 등을 신설하기 위해서는 석·박사급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또 올해 기준 전체 수입예산 중 출연금 비중은 78.5%로 의존도가 지나치게 편중됐다.연구원은 국책과제 참여,연구용역 수주 등을 통해 2023년까지 60%로 출연금 비중을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하권수 스크립스코리아 항체연구원장은 “10년 전 강원도를 바이오 및 항체 산업분야의 허브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출발,신약 개발에 약 10~15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동안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본다”며 “지난 10년 동안은 자체 기술력 확보와 항체 신약 개발에 집중해 왔으나 새로운 10년은 지역산업과 나아가 지역사회에 크게 기여하는 연구원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이어 “다만 연구원에서 새롭게 추진하는 기업지원서비스 등을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 영입과 육성을 위하여 재정적·제도적 지원 확대 필요하다”며 “지역산업과 나아가 지역사회에 크게 기여하는 연구원으로 거듭나서 강원도민 모두가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연구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ichroma ™ II 자동반자동 체외 진단 장치
▲ ichroma ™ II 자동반자동 체외 진단 장치

 ■글로벌 체외진단기기 시장도 코로나19 사태로 관심집중

 감염병 진단키트를 포함한 체외 진단기기 분야는 사스,메르스,지카 등 바이러스 감염증에 국한되지 않고 당뇨병 등 고령층에게 주로 나타나는 질환에서도 각광받으며 급격히 시장이 커지고 있다.체외진단기기는 질병 진단과 예방을 위해 혈액,대·소변,콧물 등을 통해 각종 질병을 검사하는 분석기와 시약,소모품 등을 말한다.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2013년 427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체외진단기기 시장은 지난해 720억달러 규모로 급증했고 2022년에는 127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전세계의 이목이 쏠린 코로나19 로 눈길을 끌고 있다.특히 춘천 소재 기업인 바디텍메드는 중국 감염진단시약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잠식한 1위 기업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바디텍메드는 현재 중국 현지에 JV와 자회사를 설립해 대응하는 등 중국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바디텍메드의 CRP(C반응성 단백)진단키트는 손가락에서 뽑은 피 한방울로 3~5분 내로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제품이다.감염증 확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달 말에는 코스닥 종목인 바디텍메드가 주식시장 초반부터 상한가로 치솟는 등 감염증 관련주로서 관심을 받았다.

▲ 바디텍메드 CRP 체외진단기
▲ 바디텍메드 CRP 체외진단기

 ■바디텍메드 등 도내 체외진단기기 관련기업 수혜볼까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코로나19 조사대상자 빠르게 늘어나자 바이러스 진단키트(진단 시약)를 허가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감염병 체외진단검사제품 긴급사용제도’ 시행을 추진했다.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말 진단장비 전문업체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긴급사용제도 참여 여부를 묻는 공문을 각 회사에 보냈다.긴급사용제도는 감염병에 의한 국가 위기·잠재적 위기 발생 위험이 있을 때 의료기기법에 따라 긴급한 평가 또는 검토를 통해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하거나 허가범위 이외에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앞서 2016∼2017년 메르스와 지카 바이러스에도 진단키트 긴급사용제도를 시행했다.

 도내기업 중에서는 바디텍메드가 지카 바이러스 진단키트를 만들었고 랩지노믹스와 바이오니아는 메르스와 지카 바이러스 진단키트를,씨젠은 메르스 진단키트,수젠텍은 지카 바이러스 진단키트를 각각 생산했다.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전체 신의료기술평가 중 50%를 차지하는 체외진단검사의 경우 지난해 4월부터 감염병 분야에 시범적용 하고 있는 선진입-후평가 제도를 올해 2분기부터 전체 체외진단검사에도 확대 실시,관련 바이오헬스 핵심규제가 개선돼 해당 분야의 기업들의 연구개발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호석 kimhs86@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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