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행사 기획자의 아이디어에서 단초가 된 산천어축제는 북한강 상류의 청정한 환경과 1급수에서만 자라는 산천어를 접목해 화천을 대표하는 겨울축제가 됐다.2003년 시작된 화천 산천어축제는 산천어얼음낚시대회,산천어 맨손잡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와 볼거리로 겨울철 이색 테마 체험축제의 대명사가 되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CNN 등 해외 유수 언론들의 보도가 이어지면서 ‘세계적 축제’로 부상한 산천어축제에는 매년 행사기간 동안 100만명에서 많게는 150만명이 방문하고 있으며 2018년과 2019년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1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겨울비 등으로 두차례나 개막을 연기한 끝에 지난달 27일부터 시작된 올해 산천어축제는 21일간의 일정을 끝내고 지난 16일 폐막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관광객 감소와 따뜻한 날씨로 행사 운영에 차질을 빚으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이런 악조건속에서 터진 조명래 환경부 장관의 발언은 불난집에 부채질 하는 꼴이 됐다.조 장관이 화천 산천어축제에 대해 “생명을 담보로 한 인간 중심의 향연이고,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자 정상적인 축제 운영에 고군분투하던 지역 주민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 일으킨 것이다.

청정한 물에서만 사는 산천어와 꽁꽁 언 얼음위에서 하는 낚시를 통해 지역의 대표 효자상품이 된 산천어축제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이라는 ‘거대한 도전’을 받게 된 상황에서 조 장관의 발언은 산천어축제 홍보대사를 역임한 이외수 작가의 말처럼 ‘화천지역 주민들의 아픈 상처에 왕소금을 뿌린 것’이 됐다.하지만 소금은 상처를 덧나게 하지 않고 아물게 해준다.이같은 논란을 잠재우고 ‘성공한 축제’라는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단순히 아무는데 그치지 말고 ‘발상의 전환’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비하면서 동물학대 논란을 잠재우는 방향으로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

진종인 논설위원 whddls25@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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