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2부 30.4% 기록…‘1박2일’ 이어 역대 예능 2위
트로트로 5060 사로잡고 오디션 포맷으로 젊은층 시선 끌어

▲ [TV조선 '미스터트롯'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TV조선 '미스터트롯'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남성 트로트 가수 오디션 TV조선 ‘미스터트롯’이 무서운 기세로 마침내 시청률 30%를 돌파했다.

50∼60대가 주요 시청자인 TV조선 채널 특성이 프로그램의 타깃인 성인가요 수요층에 부합하고, 트로트를 오디션 포맷으로 재해석해 20대 시청자층까지 끌어들인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 불가능하다던 시청률 30%…‘국민 예능’ 등극

21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밤 10시부터 2시간 30분 동안 TV조선에서 방송된 ‘미스터트롯’ 시청률은 1부 26.591%, 2부 30.407%(유료 가구)로 집계됐다.

2010년대 후반 들어 시청 환경 변화로 불가능하다고 여겨진 ‘꿈의 시청률’ 30%대를 넘어서며 명실상부한 ‘국민 예능’ 반열에 오르게 됐다.

역대 방송된 모든 예능 프로그램 중에서 30%대 시청률은 전성기 시절 KBS 2TV ‘1박2일’이나 2000년대 초 ‘개그콘서트’ 정도밖에 없다.

닐슨코리아의 가구 단위 지상파 시청률이 제공되기 시작한 2006년 1월을 기준점으로 삼으면 최고 시청률은 KBS 2TV ‘1박2일’이 39.3%(2010년 3월 7일 방송)로 가장 높으며, 2위는 MBC TV ‘무한도전’이 세운 28.9%(2008년 2월 9일 방송)이다.

물론 10여년 전엔 예능 프로그램을 1부, 2부 단위로 나눠서 방송하는 문화가 보편화하지 않아 직접 비교하긴 어렵지만, 적어도 이번 ‘미스터트롯’ 2부가 세운 기록은 국민 예능이라고 불리던 ‘무한도전’을 뛰어넘는 것이라 의미가 크다.

가장 최근 예능 프로그램이 30%대 시청률은 기록한 것은 2011년 4월 24일 KBS 2TV ‘1박2일’(당시 30.3%)로, ‘미스터트롯’의 성과는 9년 만에 탄생한 진기록이다.

동시간대 방송한 다른 프로그램들은 ‘미스터트롯’ 기세에 눌려 빛을 보지 못했다. KBS 2TV 수목극 ‘포레스트’는 전날보다 하락한 4.1%로 나타났고, SBS TV ‘맛남의 광장’ 또한 전주보다 2%포인트가량 하락해 4.0%-4.8%-4.9%로 집계됐다.

◇ 비결은 트로트+오디션 결합…TV조선 위상도 변화

‘미스터트롯’ 인기 원동력은 중장년층을 고정 시청자로 삼고 젊은 세대까지 잡은 ‘종합 쇼 버라이어티’라는 점이 비결로 꼽힌다.

소외받던 장르 트로트를 중심으로 내세우고, 이를 오디션 포맷으로 재해석하며 온 세대를 아우르는 전국민 쇼 버라이어티가 된 것이다.

특히 ‘찬또배기’ 이찬원 등을 필두로 한 젊은 참가자들이 20대 시청자까지 사로잡은 데 대해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아무리 젊은 세대가 TV를 안 본다고 하더라도 ‘미스터트롯’의 경우를 보면 그들도 TV를 본다는 걸 알 수 있다”며 “결국엔 참신한 기획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동안 TV조선이 정치 중심으로 카테고리가 한정되는 느낌이 있었는데 예능에서도 대형 히트작이 나오면서 정치 일변도에서 탈피하는 대중적 이미지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상파가 아닌 종합편성채널에서 시청률 30% 성과를 거둔 데 대해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방송환경이 바뀌어 시청률 30%는 불가능하다는 건 핑계”라며 “지상파가 체면을 구기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스터트롯’ 열풍을 “대중이 원하는 콘텐츠를 기획하지 못하고 방송하지 못한 것에 대한 문화적 일침” 현상으로 해석하며 “이제 지상파도 시청자들을 위한 기획에 매진해야 한다는 교훈을 ‘미스터트롯’이 보여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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