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 ‘ 기타신동’에서 ‘ 기타소년’으로
2년전 폐막공연 국제적 촉망
지난해 강원도미래인재 선정
“스승은 아버지 그리고 유튜브
자작곡으로 즐거움 선사하고파”
올해 다양한 활동 본격화 예고

▲ 최근 작곡 공부를 하고 있는 양태환 기타리스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좋은 연주로 사람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 최근 작곡 공부를 하고 있는 양태환 기타리스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좋은 연주로 사람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강원도민일보 김진형 기자]2018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무대에서 K팝 뮤지션보다 외신의 관심을 더욱 집중시킨 13세 소년이 있다.화천에 살고 있는 소년 기타리스트 양태환.그가 올림픽 무대에서 연주한 비발디의 ‘사계’중 겨울은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폐막식을 지켜보던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양태환의 연주는 기타 넥의 이미지가 그려진 슬로프 무대에서 중력을 거슬러 펼쳐지는 도전의 춤과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했다.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양태환의 연주를 두고 “사람들은 K팝을 매우 좋아하지만 씨엘과 엑소도 ‘로큰롤’ 기타 소년에게 스포트라이트의 일부를 양보해야 했다”고 했다.

▲ 2018년 2월 25일 평창메인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무대 ‘조화의 빛’ 공연에서 연주하는 기타리스트 양태환의 모습.
▲ 2018년 2월 25일 평창메인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무대 ‘조화의 빛’ 공연에서 연주하는 기타리스트 양태환의 모습.

그 화제의 당사자가 기억하는 2년전 무대는 어땠을까.올해 15세가 된 양태환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공연은 이전에도 많이 해왔었지만 올림픽 스타디움과 같이 큰 무대는 처음이라 떨렸었다”며 “막상 공연장에 서보니 많은 분들이 호응해 주셔서 감사했다”고 했다.또 그는 “폐막식 전날 성화봉송대 아래에서 리허설을 했었다.많은 눈이 내리는 날 높은 곳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기분이 너무 좋았다”고 회상했다.

5살 때 기타를 시작해 불과 5개월 만에 캐논 변주곡을 연주,다수의 방송에 출연하며 기타 신동으로 떠오른 양태환의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올림픽 이후 도내 공연 외에도 수도권 공연이 늘어났으며 지난해에는 강원도 미래인재로 선정됐다.

최근 활동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7080 음악과 트로트를 연주한 유튜브 영상이다.특히 지난해 송창식의 ‘한번쯤’을 연주한 영상은 조회수 184만회를 기록,‘일렉기타계의 정성하’라는 별명도 갖게 됐다.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한 날도 양태환은 서주경의 ‘당돌한 여자’를 녹음하고 있었다.

양태환이 이토록 성장하는 데는 아버지의 양재영씨의 역할이 컸다.그의 교육 방식은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을 연상하게 한다.기타학원을 운영했던 양재영 씨는 아들에게 악보에 의존하지 않고 오직 귀로만 음악을 듣고 연주하는 방법을 익히게 했다.

트로트 곡을 연습하는 이유 또한 아버지의 권유에서 시작됐다.트로트는 언뜻 보기엔 쉬워보이지만 연주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이 녹아들어야 하고 한국인에게 알맞는 감성을 심어주기 적합하기 때문이다.양태환은 “아버지 교육방식은 스파르타식이었다”며 “안되면 될 때까지 옆에서 가르쳤고 쉽게 넘어가는 법이 없었기 때문에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했다.또 합주 경험을 쌓기 위해 1년에 한 번씩 국내 프로급 아티스트들과 ‘양태환 밴드’를 구축,공연을 진행하기도 했다.양태환도 “혼자 보다는 함께할 때가 역시 재밌다”고 했다.

양태환에게 또 하나의 스승은 유튜브다.음악하기 어려운 강원도의 환경에서 유튜브는 좋은 교본이었다.양태환은 “유튜브를 보며 록·메탈 음악을 좋아하기 시작했다.제일 존경하는 잉베이 맘스틴을 비롯해,스콜피온스,메탈리카 등의 뮤지션을 보며 그들의 음악을 공연의 주 레퍼토리로 삼았다”고 했다.

최근 예술고교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양태환이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미디음악과 피아노,화성이다.직접 만든 곡으로 사람들에게 위로와 즐거움을 주고 싶어서란다.11세 때 작곡을 처음 시작,동생 양태희와 발표한 ‘동구레’를 시작으로 음원으로 제작한 곡도 벌써 7곡이나 된다.특히 ‘발해의 후손’ 메탈 버전은 그의 변화무쌍한 리프와 함께 기타리스트적 역량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곡이다.국내 기타제작사 ‘션’은 속주와 고음을 자주 사용하는 양태환을 위해 특수 제작한 커스텀 기타를 헌정하기도 했다.양태환의 올해 활동을 더욱 본격화할 예정이어서 기대감을 안긴다.먼저 KBS 경연프로그램 ‘불후의 명곡’ 신동 특집 출연을 앞두고 있다.내달 녹화와 방영이 진행된다.내년 상반기에 개봉할 예정인 ‘다시 만난 날들’의 영화배우로도 캐스팅됐다.

이처럼 활발한 활동을 앞두고 있지만 아버지 양재영씨는 지역 음악가들이 강원도내에서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보다 많아지길 희망한다는 바람을 전했다.그는 “태환이의 수준은 이미 프로에 가깝지만 도내에서 그런 기량을 보여 줄 수 있는 무대는 적은 편”이라며 “큰 무대에서 게스트로라도 섭외해 주신다면 아이가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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