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달라졌다.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려도 잘 쓰지 않았던 마스크는 필수품이 됐다.마스크 없이 공공장소나 대형마트의 출입도 통제된다.이젠 마스크를 사려면 줄을 서야한다.버스나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꺼려진다.저녁 술자리를 마치고 대리운전을 불러 귀가하는 것도 불편하다.

졸업식으로 북적거릴 대학가는 썰렁하다.인근의 식당들도 한산하다.예년 같으면 호황을 누렸을 꽃가게들도 조용하다.덩달아 화훼농가의 주름도 깊어진다.각종 모임과 행사가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됐다.초·중·고등학교 개학은 연기됐고,K리그 등 스포츠 경기는 연기됐거나 무관중으로 치른다.이스라엘 등 일부 국가에서 한국인의 입국을 막겠다는 소식은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

그동안 ‘설마 우리한테 그런 일이 일어나겠냐’고 생각했다.그야말로 ‘강 건너 불’이었다.하지만 ‘발등의 불’이 됐다.급기야 확진자를 만난 사람을 ‘만난 사람과 만난 사람’조차 경계의 대상이 됐다.달라진 일상은 사람들의 생각도 바꿔놓았다.세균 바이러스보다 독성이 강한 ‘불신 바이러스’가 만연한다.피해자인 감염자를 향한 비난도 서슴지 않는다.출처없는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있다.일부 정치인은 국민적 불안감을 이용해 정치적 공격소재로 쓰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반면 대다수 국민들은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다.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검역과 위생에 신경쓰고 있다.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일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의료진과 관계자들의 헌신은 어둠속의 빛이다.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해 월세를 받지않는 건물주 소식은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국민들은 한시바삐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가길 기원하고 있다.

“산책을 하고 차를 마시고 책을 보고 생각에 잠길 때/요즘엔 뭔가 텅 빈 것 같아(중략)모든 곳에서 난 널 느껴/내게로 와 줘 내 생활 속으로 너와 같이 함께라면” 가수 신해철의 ‘일상으로의 초대’의 노랫말이다.신해철은 연인을 자신의 일상으로 초대하고 싶다면서 사랑을 고백했다.모두가 ‘일상으로의 초대’를 받고 싶은 요즘이다.

천남수 강원사회조사연구소장 chonns@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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