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에서 활동하는 미산 왕은범(사진) 시인이 암 투병기를 담은 ‘하얀시집’을 펴냈다.그의 이번 세 번째 시집에는 ‘그리움’이라는 단어가 유독 많이 등장하며 작품의 정서 전체를 관통한다.시 ‘그리운 날엔’에서는 “나,/그리운 날엔/그리운 날엔/숨죽여 흘린 눈물로 편질 쓰리라”며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낸다.천상병 시인의 ‘귀천’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시집 제목에 나오는 ‘하얀’색은 타협하지 않고,아픔이 없고,때묻지 않은 이상향의 세계를 의미한다.시인은 암 병동에서의 항암 치료 과정 등을 상세히 묘사하며 산다는 것에 대해 깊은 성찰을 갖는다.또 작품에는 ‘구절초 시인’이라는 시인의 별명처럼 구절초가 많이 쓰인다.화려하진 않지만 들판에 피어나 차분하게 생명력을 유지하는 그 모습을 닮고 싶어서란다.왕 시인은 “내가 살고있는 미산처럼 아름다운 삶을 살고 싶어 참회록을 쓰듯 한 줄 한 줄 시를 써 내려갔다”고 했다.

춘천 출신의 왕 시인은 지난 해 문학세계로 등단,춘천 동부초·우석초 등에서 교사로 근무했다.시집으로는 ‘순백색여인’,‘미산을 꿈꾸며’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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