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우려 자녀 돌봄 딜레마
맞벌이 부부, 부모·이웃·지인 의존
울며겨자먹기 다시 긴급돌봄 신청

[강원도민일보 박가영 기자]“긴급 돌봄 보내도 걱정,안보내도 걱정이에요.”

춘천에 거주하는 맞벌이 학부모 A씨는 최근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들을 학교가 아닌 이웃집으로 ‘등교’시키고 있다.도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방과후교실이 중단된데다 감염병 우려에 긴급 돌봄도 신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긴급 돌봄 거부를 결정했지만 막상 맡길 곳이 없어 발을 구르던 A씨는 아이를 대신 봐주겠다는 이웃의 제안을 받아들여 이번주부터 아이를 맡기고 있다.최근 맞벌이 부부들 사이에서는 A씨처럼 이웃이나 지인의 집에 아이를 맡기는 일명 ‘돌봄 돌려막기’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A씨는 “아이를 봐줄사람을 구하기 힘들긴 하지만 언제 어디서 감염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학교에 아이를 보낼 순 없다”며 “주변의 학부모들도 코로나19로 긴급 돌봄을 포기하고 조부모와 이웃집에 번갈아 아이를 맡기고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도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자녀를 학교로 보내기 꺼리는 맞벌이 부부들이 돌봄 딜레마에 빠지고 있다.확진자와 접촉한 자가격리자가 도내에 기하급수적으로 늘자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지원하는 긴급 돌봄을 이용하는 것도 꺼리고 있다.학교 대신 아이를 맡길 곳을 구하지 못한 학부모들은 불안감에 떨며 울며 겨자먹기로 긴급 돌봄을 신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다음달 2∼6일 긴급 돌봄을 신청한 유치원·초교 학생수는 전체 2455명이다.유치원은 159개원 1501명, 초교는 140개교에서 954명이 긴급 돌봄을 신청했다.확진자가 나온 춘천,강릉,속초,삼척에서는 긴급 돌봄 신청 학생이 유치원 508명,초교는 250명에 그쳤다.

민병희 교육감은 “개학 연기로 인한 맞벌이 학부모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긴급 돌봄 지원을 결정했다”며 “방역,소독을 철저히하고 학생들 개인위생에 신경써 코로나19 전파 차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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