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2월 예매 10분의 1 급감
공연 이달 중순까지 ‘올스톱’
일부 종사자 일용직 구직 나서
악화되는 상황 작품완성도 걱정

[강원도민일보 한승미 기자]‘코로나19’로 강원도 문화예술계에 빙하기가 찾아왔다.도내에서 열리는 주요 공연들이 이달 중순까지는 사실상 올스톱됐다.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와 같은 침체기를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2월은 원래 비수기라는 점에서 걱정이 덜했지만 이달부터는 공연이 본격적으로 많아지는 시기여서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도내 문화예술인들의 시름도 깊어질 수 밖에 없다.도내 연극계 종사자들의 경우 공연 줄취소로 당장 생계가 막막해졌다.
▲ 1일 오전 춘천 축제극장 몸짓 로비에 마스크를 쓴 관계자만 열 화상 감지기 앞에 홀로 앉아 있다.이날 몸짓에서는 3·1절 101주년 기념 ‘마르시아스-타악기 독주를 위한 심포니’ 공연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취소,무관객 공연영상이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
▲ 1일 오전 춘천 축제극장 몸짓 로비에 마스크를 쓴 관계자만 열 화상 감지기 앞에 홀로 앉아 있다.이날 몸짓에서는 3·1절 101주년 기념 ‘마르시아스-타악기 독주를 위한 심포니’ 공연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취소,무관객 공연영상이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

▲ ‘마르시아스’ 유튜브 라이브 공연 영상 갈무리.
▲ ‘마르시아스’ 유튜브 라이브 공연 영상 갈무리.


원주 출신 조명감독 A씨는 요즘 인력회사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그는 인기 연극작품의 조명감독으로 전주,서울 등 총 5회의 공연에서 일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정이 모두 취소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대학로 스테디셀러 공연인 만큼 안정적인 일이라고 판단,작품 일정에 맞춰 관련 예산까지 짜놓았지만 모두 물거품이 됐다.계획이 흐트러지자 급히 인력회사를 통해 다른 일을 하면서 아르바이트를 알아보고 있다.A 감독은 “언제 공연이 재개될 지 모르니 고정적인 일자리를 알아볼 수도 없는 상태”라며 “공연계 특성상 예정됐던 작품이 다른 것으로 바뀔 수도 있는데 이럴 경우 원래 하기로 예정했던 일을 다시 하게 된다는 보장도 없다”고 토로했다.

춘천의 B배우도 코로나19로 이달 열릴 예정이었던 공연 취소 통보를 받았다.대신 아르바이트에라도 전념하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게 됐다.기존에 일하던 식당과 행사장에서도 나오지 말아달라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연극계 종사자들이 힘든 이유는 본업인 연극 뿐 아니라 생계유지를 위한 각종 행사들이 함께 취소되고 있어서다.

공연 횟수가 많지 않고 수입이 고정적이지 않은 지역 극단의 환경상 연극만 전업으로 삼아 생계를 꾸려가기 어려운만큼 직업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마저 힘들어지고 있는 것.각종 식당이나 연회 등의 예약이 취소되면서 아르바이트 자리도 사라졌다.

상황은 음악계 역시 마찬가지다.도내에서 활동하는 성악가 C씨도 “코로나 이후 수입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공연이 많아지는 이번 달부터가 정말 걱정”이라고 했다.

연초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으면서 문화예술계는 생계 뿐 아니라 올 한해 관객들에게 선보일 작품 완성도까지 걱정해야 하는 이중고의 처지에 놓였다.춘천에서 활동하는 한 극단 대표는 “연초는 한 해 동안 공연할 작품을 연습하는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작품 면에서도 큰 타격을 입을 것 같다”며 “배우들의 경제적 어려움도 더욱 커질 것 같아 걱정이 크다”고 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강원도내 1월 1달간 공연 예매 건수는 6124건,매출액은 1억 772만2000원을 기록한 반면 지난 2월의 경우 예매 수 669건,매출액 1464만3000원으로 집계돼 예매 수와 관련 매출액 모두 1달만에 10분의 1 이상으로 급감했다. 한승미 singme@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