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뛰어난 의사라도 고치기 어려운 병이 있다고 한다.병을 조기에 진단하고,알맞은 처방을 내리는 것은 의사의 역할이다.이것을 잘하면 명의라고 하지만,이 기초적인 것도 제대로 못하면 돌팔이 소리를 듣는다.이름난 의사라고 하더라도 환자가 잘 따라주지 않으면 병을 다스리기 어렵다.명의는 저 혼자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와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의사는 환자의 마음까지 살펴야 하고 환자는 의사의 처방에 순응해야 한다.이 상호작용이 잘 맞아떨어지는 것이 둘 사이의 궁합이다.명의라고 다 좋은 것이 아니고,궁합이 맞아야 한다.병을 낫게 하는 것은 첨단장비나 의사의 기술이 다가 아니다.의술(醫術)을 인술(仁術)이라하는 것이 이 때문이다.의사의 마음과 환자의 마음이 통하는 것이 병을 고치는 지름길이다.

천하 명의 편작(扁鵲)에게도 어려운 환자가 있었다.편작 열전에 육불치(六不治)가 전한다.교만 방자해서 순리를 따르지 않는 것(驕恣不論於理),몸을 가벼이 여기고 재물을 중시하는 것(輕身重財),입고 먹는 데 절제를 잃는 것(衣食不能適),음양의 부조화로 오장육부의 기가 불안한 것(陰陽倂臟氣不定),몸을 함부로 해 약이 듣지 않는 것(形羸不能服藥)이 그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무속을 따르고 의사의 말을 믿지 않는 것(信巫不信醫)을 꼽았다.병을 고치려는 사람이 의사의 말을 듣지 않는다면 볼 장 다 본 것이다.2500여 년 전 춘추전국시대의 이야기이지만 병을 다스리는 이치와 의술의 기본이 달라질 수 없을 것이다.의사의 전문성과 환자를 대하는 자세,환자 스스로 병을 고치려는 의지와 실천적 노력이 모아지는 것이 관건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가 세 달째다.대구 경북에 피해가 집중된 가운데 지난 1일 현재 사망자 18명에 확진자가 3500명을 넘었다.지난 주말 도내에서도 확진자가 15명으로 두 배가 늘었다.온 나라가 힘겨운 바이러스와의 전쟁 중이다.전문가의 처방에 따라 감염원 타격과 확산저지에 국가 역량을 집중하고,국민 한 사람 한 사람도 당국의 안전수칙을 엄수해야 한다.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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