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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땅을 굳게 만드는 비

최문순 화천군수

데스크 2020년 03월 02일 월요일 8 면
▲ 최문순 화천군수
▲ 최문순 화천군수
‘우후지실(雨後地實)’.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비가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속담을 듣는다.어려움이 지나가면,이전보다 더 좋은 상황이 온다는 의미다.전화위복(轉禍爲福)과도 일맥상통한다.

1월 27일 개막한 2020 화천산천어축제가 지난 2월 16일 막을 내렸다.당초 개막일은 1월4일이었지만,1월11일,1월27일로 두 차례 연기한 끝에 개막해 21일 동안 제한 운영됐다.실제 운영기간도 예년보다 이틀 짧았다.이렇게 된 이유는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이상고온,그리고 1년 중 가장 춥다는 소한 날부터 사흘 간 쏟아진 75㎜의 비였다.기상 관측 이후 1월 화천지역에 내린 가장 큰 비였다고 한다.산천어축제 하면 얼음낚시인데,얼음판을 제대로 만들지 못해 광객들에게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내년에는 올해 벌어졌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철저히 준비해 예년의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최선을 다할 작정이다.

줄어든 관광객과 부진한 농산물 판매고에 축제 폐막 다음 날부터 산천어 낚시 연장운영을 시작했지만,인접한 춘천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이마저도 지난 22일 종료했다.설상가상으로 화천군 전체 인구보다 많은 3개 사단 장병들의 외출·외박이 코로나19의 여파로 전면 중단됐다.크고 작은 모임도 취소되는 분위기여서 접경지역인 화천지역 군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침체된 상태다.

비는 어떻게 땅을 단련시키는가? 땅 속으로 스며든 빗물은 흙 입자들로 하여금 서로 끌어당기도록 돕는다.물의 점성이 땅을 굳게 하는 이치다.빗물은 곧 갈등과 고난이다.이로 인해 협동과 조화가 깨지기도 하지만,그 자체가 파괴적이고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발생하는 갈등과 어려움이 무엇인지,어떻게 해결되는지 살펴보면 문제가 무엇인지,어떻게 해야 하는지 좋은 교훈을 얻는다.

축제 폐막 이후 창고에 쌓여 있던 농산물이 하나 둘 팔려나가기 시작하더니,판매고가 벌써 5억원을 넘었다는 소식이다.강원도와 강원도의회를 비롯해 도내 각지에서 도움의 손길을 보내주신 덕분이다.특히 화천군민들은 강원도민들이 동물보호단체의 일방적 비난 등 산천어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졌을 때 발 벗고 나서 주신 것을 잊지 못한다.덕분에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큰 힘을 얻을 수 있었다.

1월 27일 열린 축제 개막식에 ‘비 한줄기,눈물 한 삽’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걸었다.화천군민들의 마음고생이 얼마나 컸는지,어떤 마음가짐으로 겨울비에 맞서며 축제를 준비했는지 간절히 알리고 싶었다.그런데 또 지나고 보니 고마운 비다.잃어버린 것보다 얻은 것이 많은 것 같아서 더욱 그렇다.

축제를 응원해 주신 모든 강원도민에게 화천군민을 대표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화천군은 지리적으로 ‘육지 속 섬’이지만,화천군민의 마음은 외롭지 않다.

혼자가 아니라는 믿음이 어려움을 버텨내는 힘이 되고 있다.모두 강원도민과 관광객 여러분 덕분이다.화천산천어축제 역시 내년에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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