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효덕 강원도청 산림소득과장

▲ 강효덕 강원도청 산림소득과장
▲ 강효덕 강원도청 산림소득과장
새싹이 움트는 계절을 맞아 신록의 생명력으로 찾아오는 산나물(山菜)이 생각난다.시설농업이 산업 발달과 함께 획기적으로 발전하면서 사실상 계절음식에 대한 개념은 약해졌지만 제철 식재료로 만든 음식들은 왠지 새로운 느낌과 기운을 주는 것 같다.

최근에는 웰빙(Well-Being) 문화 확산으로 제철 음식이 꾸준히 각광을 받으면서 봄철을 대표하는 각종 산나물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구황식물에서 무공해의 건강한 식재료로 변하고 있어 새로운 삶을 찾는 귀농이나 귀촌 시 산나물 재배는 중요한 생업의 패턴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산나물이나 약용식물 재배는 베이비부머(Baby Boomer) 세대의 본격적인 퇴직과 함께 귀농 귀촌인구가 늘면서 순수농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노동시간과 노동량이 적고,숲에서 일한다는 장점으로 인해 대부분 도시근로자로 일해 농업에 대한 경험이 없는 베이비부머 세대 퇴직자들에게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집약적인 일반농업보다 실질적인 소득은 적지만 건강과 삶의 여유를 함께 챙길 수 있는 매력적인 작업환경이 그들을 산으로 향하게 하고 있는 것 같다.그동안 도시근로자로 일하면서 얻은 퇴직금 등의 경제적인 여유가 허락되는 조건이라면 1년을 주기로 한번 수확하는 산채나 약용식물에 대한 경영은 이상적인 노후 삶의 한 형태일 수도 있을 것이다.

산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이러한 변화들은 영국의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 쓴 보물섬에 나오는 해적들의 보물을 얻는 것처럼,생활 속에서 소득도 얻고 힐링도 할 수 있는 산나물 재배를 통해 강원도의 82%를 차지하는 산들을 ‘보물산’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도는 올해도 산나물이나 약용식물 재배와 유통 활성화를 위해 주민들의 요구와 현장 여건에 맞춘 산림작물 재배단지 25㏊ 조성 외 13개 사업에 68억원을 지원,전국 최고의 품질을 갖춘 산나물 생산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다.전체 면적의 82%가 산지로 구성되어 있는 우리 도는 자연생태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산림복합경영단지나 산림작물 생산기반 시설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우리 도를 보물산으로 만들고 있는 일일 것이다.

강원도는 백두대간의 중심에 있어 수려한 산세를 가진 명산들이 즐비하다.그러나 개발을 막는 제한 요소들 역시 많아 주민들의 소득 창출과 삶의 질은 상대적으로 낙후될 수밖에 없었다.이제는 주민들의 요구와 시대적 흐름을 잘 반영해 친환경적이고 지속적으로 보물을 찾을 수 있는 보물산을 만드는 일에 노력할 때다.

허구의 보물섬에 있는 보물은 일확천금을 얻는 횡재지만 현실의 보물산은 우리들의 성실한 땀과 노력으로 보물을 만드는 것이다.오는 5월 1∼3일 원주에서 우리 산나물 홍보와 생산자와 판매자간 직거래 행사로 추진되는 제5회 강원 산나물 어울림 한마당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이를 통해 보물산을 잘 만들어 소중한 자녀들에게 유산으로 물려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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