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재개 장사 안될까 한숨만
임시 거주민 점심제공도 끊겨
집도 창고도 없이 농사철 맞이

▲ 코로나19 여파로 고성산불 이재민들의 고통도 가중되고 있다. 인흥3리 김용하(81) 씨가 4일 임시주택에서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있다.
▲ 코로나19 여파로 고성산불 이재민들의 고통도 가중되고 있다. 인흥3리 김용하(81) 씨가 4일 임시주택에서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있다.

[강원도민일보 이동명 기자]고성 산불 이재민들이 한전 보상이 늦어지는데다 코로나19 공포까지 덮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4일 따뜻한 봄날씨를 보였음에도 인흥2·3리와 성천리 등 이재민 임시주택단지는 오가는 주민이 눈에 띄지 않았다.곳곳 마을회관·경로당도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해 임시휴관 한다’는 안내문이 붙은채 굳게 잠겨 있었다.토성면 일대 산불 피해지역은 최근 확진자 2명이 나온 속초와 가까워 이재민의 긴장감과 그에 따른 활동 위축이 더하다.

인흥3리 임시주택에서 만난 이재민 김용하(81)씨는 “기관지 질환이 있어서 집밖에 나가지 않고 종일 TV 시청 등으로 시간을 보낸다”며 “마을회관에서 일주일에 세번 점심식사를 대접 받았는데 코로나19 탓에 끊긴지 보름이나 됐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이재민 김성진(63)씨는 “한전 보상이 미뤄지고 있어서 빚을 내 식당을 다시 짓고 있는데 5월 오픈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경영이 될까 걱정이 앞선다”며 “이 일대 자영업자들은 주말에 관광객 대상으로 영업을 주로 하는데 손님이 끊겨 모두 어렵다”고 한숨을 쉬었다.

맞벌이 부부 등 젊은층의 고민도 깊다.한 이재민은 “각급 학교 개학이 미뤄지고 학원 휴원도 잇따르면서 자녀들을 맡길 곳이 없고 아이들도 답답해 한다”고 했다.

고성산불비대위 관계자는 “정부의 한전에 대한 구상권 청구 문제가 불거지고 보상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상황에 감염병 공포가 번지니 농사철은 다가오는데 집도 창고도 없는 상황이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명 ld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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