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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게 마스크 대기줄은 ‘ 또 다른 장애물’

[코로나19 함께 극복합시다]
■ 감염병에 소외되는 장애인 <상>
육체적 고통·타인의 시선 ‘불편’
경사 급한 곳 휠체어 진입 애로
“ 5부제 도입 장애인 배려 부족,
장애인 자가격리자 지침도 없어
사회적 약자 위한 대책 필요해”

한승미 singme@kado.net 2020년 03월 10일 화요일 23 면
[강원도민일보 한승미 기자]국가적 재난에서 장애인들은 큰 정보공백과 위험에 놓인다.산불,지진 등 각종 재난과 감염병 발생 시 장애인들은 기본적인 정보나 예방 및 위기관리,대응시스템 등에서 비장애인보다 더 소외되어 왔다.코로나19 사태에서도 마찬가지다.장애인 복지시설 이용마저 전격 제한되면서 코로나 관련 정보 공유는 더욱 힘든 일이 됐다.이는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예견되기도 했다.당시 격리로 어려움을 겪은 장애인이 장애인 차별구제 소송을 제기,재판부가 보건복지부에 장애를 고려한 기본계획 및 표준매뉴얼을 제작하라고 요청하기도 했다.하지만 정부는 이미 장애인 안전종합대책에 관련 내용이 있다며 거부했다.코로나19로 인한 장애인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는 이유다.주위를 돌아보기 어려울수록 복지사각지대의 어둠도 깊어지고 있다.감염병의 공포 앞에서조차 불공평을 마주할 수밖에 없는 장애인들의 현실을 상·하 시리즈에 걸쳐 들여다 본다.

#마스크 접근 사각지대
비장애인들도 ‘마스크 대란’으로 혼란을 겪는 가운데 장애인들의 마스크 접근권은 더욱 열악하다.
삼척에 살고 있는 박혁종 씨는 ‘마스크 5부제’ 도입 전부터 마스크를 사기 위해 지역 곳곳을 돌아다녔다.소아마비를 앓아 2급장애 판정을 받은 박 씨는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섰지만 목발을 짚고 20분 이상 서 있기란 쉽지 않았고 결국 구입하지 못했다.장애인들은 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육체적 고통과 타인의 시선에 대한 심리적 고통까지 이중고를 겪게 된다.
마스크 구입을 위해 방문할 수 있는 곳도 제한적이다.박 씨는 “삼척의 경우 휠체어를 타고 하나로마트는 진입할 수 있지만 우체국은 경사가 가파르기 때문에 가볼 수도 없다”고 말했다.

휠체어를 타고 춘천 효자동의 한 약국을 찾은 박 모(63)씨는 “오늘(지난 6일) 하루종일 약국 4곳을 다녔는데 모두 허탕쳤다.요즘 같은 시기는 비장애인들도 힘들겠지만 우리처럼 휠체어로 약국을 찾아다녀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훨씬 더 고통스러운 상황”이라면서 “길게 줄을 서야 하는 공급처는 시선이 신경쓰여서 가기 어렵고 서로 만남을 피하는 상황에서 누구에게 부탁하기도 어려워 어떻게든 혼자 구해보려고 시내를 다녀보고 있다”고 했다.

마스크 5부제 도입에 대해서도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장애인의 경우 보호자가 장애인 증명서를 제출하면 대리구매가 가능하도록 했지만 생업에 종사하는 보호자가 하루종일 줄을 설 수도 없고 활동지원사에게 부탁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박혁종 씨는 “중증 장애인들은 주민센터를 통해 마스크가 필요한지 묻고 본인이 나올 수 있는지를 확인,이에 따른 조치를 해주면 좋겠다”며 “일반인들과 같은 대책 외에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회적 약자를 위한 우선 보급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장애인 확진자 발생시 대책은

대구에서는 지난달 23일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활동지원사가 확진되면서 최초 장애인 자가격리자 13명이 발생했다.장애인 자가격리를 위해서는 생활지원이 필요한데 정부 관련 세부 지침이 없어 자가격리를 받은 비장애인 활동가가 장애인을 도와 격리생활을 했다.이후 정부는 ‘장애인활동지원 서비스 유지를 위한 개별지침’을 통해 장애인 자가격리자가 발생하면 별도 격리시설로 이송·보호함을 원칙으로 하되 상황에 따라 자택 자가격리를 한다고 밝혔다.

▲ 자가격리 된 장애인의 생활모습. 사진제공=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 자가격리 된 장애인의 생활모습. 사진제공=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하지만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해당 지침이 무용지물에 가깝다며 긴급성명을 냈다.연대는 성명에서 “대구에 별도 격리시설이 없고 운영되더라도 접근성이 떨어지고 관련 인력이 없어 실질적인 대책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이어 “즉시 투입가능한 생활지원 인력이 없고 가족돌봄 지원대책에 장애인이 고려되지 않고 있으며 장애인 확진자 발생시 대책도 전무”하다고 지적했다.이같은 사례를 보면서 도내 장애인과 이들 가족의 걱정도 커져가고 있다.

김용섭 강원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대구의 장애인 확진자 발생사례를 보면서 도내 장애인들도 두려움에 떨고 있다.

강원도에서 자가격리 대상자나 확진자가 나오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라며 “도내 대상자가 없더라도 발생시 어떤 과정을 겪게될 지 미리 알 수 있다면 조금이나마 불안함을 덜고 대비할 수 있을 것”이고 말했다. 한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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