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저무는 산자락에서

저녁 어스름 번져오는 강가에서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것들은 흩어져도

떠나지 못하는 빈 의자는

길이 끝나는 곳에 있기 때문이더냐

돌아오지 못할 두려움 때문이더냐.



때로는

쑥국새의 한 많은 눈물도

나그네의 땀방울도

너의 마음을 비워

닦고 채우지 않았더냐.



저리도 닳아 헤진 모서리

흠집 많은 다리를 드러낸 채

켜켜이 쌓아두었던

세월의 흔적들은

너의 가슴을 얼마나 아리게 했더냐.



하많은 세월의 자락 속에

바래고 풍화되었음에

이제 온 몸으로 맞서기엔

너무 낡아

기댈 힘조차 없는 너는

모든 것 다 버리고

서러운 눈물만 땅속에 묻는구나.

임종길(강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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