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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 따라 흘러온 봄 , 무채색 풍경에 화사한 새 옷 입히다

Week┃화천 산소길
2015년 개통 총 연장 42.2㎞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 장관
동구래마을, 연꽃단지 등 볼거리 다채

이수영 sooyoung@kado.net 2020년 03월 14일 토요일 10 면

붕어섬
붕어섬

북한강 물줄기는 북강원 금강천에서 시작된다.물길은 철원군에서 금성천을 만나고 화천으로 접어든다.파로호와 춘천호·소양호·의암호를 지나 남쪽으로 향하고,양평 두물머리에서 남한강과 극적으로 조우한다.합쳐진 물길은 그 기세를 몰아 서울로 이어지며 또 다른 강,한강을 완성한다.물길이 강 상류에서 하류로 전해진다면,봄은 그 역순으로 거슬러 올라온다.한강과 두물머리에서 화려한 물비늘을 뽐내던 북한강의 봄은,꽃과 신록으로 무장하고 북으로 북으로 대장정을 이어나간다.장정의 끝자락에서 만나는 화천 산소길은 북한강의 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숲과 강,길과 역사를 동시에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강 산소길
▲ 북한강 산소길

‘산소(O2) 100리 길’은 북한강 비경의 백미로 꼽힌다.총연장 42.2㎞에 달하는 산소길은 2015년 문을 연 이후 매년 수 만 명의 사람들에게 휴식을 선물하고 있다.산소길은 원시림을 관통하는 숲속길,물 위를 지나는 물길,연꽃길,수변 등을 꿰고 이어진다.길이가 40㎞에 달해 자전거로 즐기기에 제격이다.


하지만 산소길의 참맛은 잠시 자전거에서 내려 느리게 걸을수록 더 큰 매력을 느낄 수 있다.산소길의 자랑은 물위에 부교를 촘촘히 연결해 만든 길이 1.2㎞의 부교다.소설가 김훈 씨가 ‘숲으로 다리’라는 멋진 이름을 붙였다.맑은 날 다리에 오르면 바로 옆 산이 수채화처럼 수면에 비치는 비경을 만날 수 있다.

수면은 잔잔하지만 가끔 살랑바람이 불면 초록으로 번진다.해질녘이면 파란 하늘 서쪽부터 서서히 붉게 물드는 광경이 강에 비춰 장관을 연출한다.호수와 주변 산자락이 뿜어내는 맑은 공기는 순간 머리를 아득하게 만들지만,곧 몸 속의 묵은 때를 벗겨내는 듯한 청량감을 선물한다.

숲으로다리
숲으로다리

산소길을 따라 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 고려시대에 축조된 위라리 칠층석탑을 만난다.조금 더 걷다보면 한국 현대사를 읽을 수 있는 화천수력발전소,꺼먹다리,화천댐이 기다린다.주요 전쟁 드라마와 영화의 단골 촬영지이기도 한 꺼먹다리는 아직도 교각에 한국전쟁 당시의 포탄 파편과 총알 자국이 선명하다.


화천댐 인근에는 딴산 유원지가 자리해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다.봄이면 강물과 어우러진 따뜻한 풍경을 즐길 수 있고,여름에는 인공폭포가 시원하게 흘러 나그네의 시선을 잡고,겨울에는 인공빙벽이 클라이머들을 불러 모은다.자녀들과 함께 방문했다면 바로 옆 토속어류생태체험관을 들러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토속어류체험관에는 도심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황쏘가리,금강모치,자라,돌고기,버들치,산천어,송어 등 갖가지 어류를 만날 수 있다.

꺼먹다리
꺼먹다리

산소길의 반대편 서쪽으로는 하남면 서오지리 동구래 마을과 연꽃단지가 관광객들을 맞이한다.동구래 마을은 야생화 마을로도 유명하며 매년 ‘동구래 들꽃마당전’이 열리는 곳이다.서오지리 연꽃단지에는 약 13만2300㎡ 규모의 연밭이 조성됐다.1965년 춘천댐 완공 이후 쓰레기가 쌓여있던 습지였지만,2003년 연꽃단지 조성으로 생명을 되찾았다.철따라 얼굴을 내미는 수련과 연꽃이 장관이다.운이 좋다면 수달과 물닭 등 독특한 수생태계 생물들도 만날 수 있다.


시간을 여유 있게 잡고 여행에 욕심을 낸다면,평화의 댐 답사도 권해볼 만한다.평화의 댐엔 약속이라도 한 듯,봄의 전령사들이 찾아온다.화천읍 동촌리 2917번지에 마련된 평화의 댐 종공원에는 한국전쟁 때 사용됐던 탄피와 세계 분쟁지역 등 30여개 나라에서 기증한 탄피를 모아 만든 세계 최대 규모의 범종인 세계평화의 종이 방문객들의 손길을 기다린다.너비 2.5m,높이 4.7m,무게 37.5t의 대형 범종은 평화를 기원하는 방문객들의 손길과 염원이 쌓여 있다.평화의 종 옆엔 김대중 전 대통령,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대통령,데스몬드 투투 주교 등 노벨평화상 수상자 10명의 ‘악수하는 손’이 설치돼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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