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봄 하늘은

연분홍 복사꽃 하얀 배꽃

연노란 자두 꽃망울이 터지는

꽃들의 결혼식



과수나무 밑동에서

소똥을 뚫고 나와

촘촘히

신혼 이불 펴는 이 있네



해마다 마른 풀 밑에서

희고 푸른 솜들이

먼저 솟아나는 것은

딸내미에게

이불 한 채 못 해주고

저승 간 엄마가

애달프게 손을 내밀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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