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11월 22일 김영삼 대통령은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고 발표했다.구제금융 신청은 한국경제의 근간을 흔들었고,나아가 사회 전반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왔다.5%에 달하던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6.7%로 곤두박질쳤고,국내 유수의 대기업들은 속절없이 무너졌다.특히 영원할 것 같았던 한일은행 등 5개의 시중은행들도 간판을 내려야 했다.

문을 닫은 중소기업은 6만8000여 개에 달했고,100만명이 넘는 노동자들은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됐다.경제적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길거리 노숙인이 되는 가장들이 줄을 이었다.심화된 소득 불평등과 계층간의 양극화는 중산층의 붕괴를 불러왔고,이는 고스란히 사회적 분열과 위기로 이어졌다.

금년들어 몰아닥친 ‘코로나19 사태’는 IMF 사태에 이어 또다른 의미에서 우리 사회의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다.일상화된 바이러스 공격에 대처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국민안전과 위생의 문제를 떠나 사회적 관계마저도 변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결혼식과 장례식 등 전통적인 가정의례의 변화도 예상된다.각종 행사나 모임은 물론,종교활동 방식도 기존의 형식과 달라질 수 있다.

코로나 사태는 무엇보다 소비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전통적인 소비패턴에 적지않은 변화가 감지된다.이미 일상속에 들어온 온라인 거래가 더욱 활성화 될 것이고,반면 직거래 장터는 힘을 잃을지도 모른다.경제패턴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전통시장의 축소와 새로운 시장의 출현을 예고한다.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교육환경 역시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근무형태도 재택근무 등 보다 다양화될 가능성이 크다.스포츠 분야의 변화도 예상된다.이미 프로축구와 야구 경기는 연기됐고,미국 메이저리그와 유럽축구도 연기되거나 무관중 경기를 치르고 있다.일본 도쿄올림픽 연기도 불가피해 보인다.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공격은 지구촌 전체에 엄청난 변화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코로나19 이후’가 어떻게 변할지 두렵다.

천남수 강원사회조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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