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급증세가 한풀 꺾인 모습을 보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과 유럽 등에서 무서운 기세로 확산되고 있다.코로나19에 대한 공포는 생필품에 대한 사재기를 불러오고 있는데 특이하게 ‘화장지 사재기’ 현상이 심하다.

‘화장지 사재기’의 시초는 홍콩으로 알려져있다.지난달 중순쯤 복면을 한 남자 3명이 마트에서 화장지를 옮기던 직원을 위협한 후 화장지 600개를 훔쳐갔다는 것이다.이후 SNS 등에 ‘마스크를 생산하느라 종이를 많이 사용하는 바람에 화장지를 만들 원자재가 부족해질 것’이라는 글이 올라오면서 ‘화장지 사재기’현상이 걷잡을수 없이 번져갔다.화장지는 펄프로 생산되고 보건용마스크는 폴리프로필렌 등 합성섬유로 제작되는데도 가짜뉴스까지 퍼지면서 불안심리를 자극한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텅빈 선반과 카트에 가득 담긴 화장지 모습 등을 보도하면서 군중심리를 부추기기도 했다.이 때문에 영국 유통업계는 1인당 구매할 수 있는 화장지 갯수를 제한하고 미국은 대통령까지 나서 ‘화장지 사재기’를 멈춰 달라고 하지만 새로운 전염병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공포감을 느끼고 있는 시민들에게는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이처럼 사재기에 동참해야 할 것같은 군중심리를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라고 한다.

‘자신이 흐름을 놓치거나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증상’인 ‘포모 증후군’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조급하게 만들어 상품을 판매하려는 마케팅 기법에서 나왔는데 요즘은 SNS를 타고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SNS에 떠도는 정보들의 사실 여부에 상관없이 ‘나만 빠지면 안된다’는 심리가 들어가 버리면 걷잡을수 없는 혼란을 초래하는 것이다.‘포모 증후군’이 새로운 전염병에 대한 정보 부족과 이기주의의 결합으로 발현된 만큼 몸속에 쌓여 있는 독소를 빼듯이 소셜미디어를 줄이는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하면 ’잊히는 두려움’보다 ‘잊히는 즐거움’으로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진종인 논설위원 whddls25@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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