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년 강원대 교육학과 교수·본지 총선자문단

▲ 김경년 강원대 교육학과 교수·본지 총선자문단
▲ 김경년 강원대 교육학과 교수·본지 총선자문단
이번 선거에서 낭랑18세도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전국적으로 51만명에게 투표권이 부여되며 이 중 약 5만명의 고등학생이 포함되어 있다.18세 투표권 부여로 정치적 공동체가 확대되고 시민 구성의 다양성도 증가됐다.그러나 그에 대한 우려도 있다.강원도민일보에서 최근 개최한 참정권 확대에 대한 토론회에서 한 고등학생으로부터 질문을 받았다.요지는 고등학생들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난감하다는 것이었다.학생들에게 선거교육이 필요하다는 다른 참석자들의 우려도 비슷한 맥락에서 투표 능력에 대한 의문이었다.

사람들의 내면에는 중요한 의사결정은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전문가 식견에 따라야 한다는 의식이 잠재해 있다.언론에서 날마다 전문가 의견을 통해 코로나19에 대처하기 위한 처방을 제시하고 있는 것도 불안이 만연한 시점에서 권위자에게 의존하려는 우리의 성향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그러나 선거와 같은 민주주의 체계는 전문적 능력과 무관하게 모두가 한 표씩 행사한다.잘못된 것인가?영국의 과학자 갈튼은 일반 유권자의 무능력을 믿고 있었다.그러던 중에 한 경매에서 황소 무게를 맞추는 게임을 계기로 대중의 지혜를 믿게 되었다.수백 명이 제시한 황소의 무게는 매우 다양했으나 모든 내기의 평균은 542.9㎏으로 실제 저울로 잰 무게 543.4㎏과 0.5㎏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그는 개개인의 판단은 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무게의 평균을 산출하는 것과 같이 집단적으로 종합하는 방법이 있다면 집단의 판단은 매우 정확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러면 집단의 판단 오류는 왜 나오는 것일까?세상의 대부분 일이 그러하듯이 대중의 지혜가 올바르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조건이 필요하다.우선,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양해야 한다.전문적 식견이 있건 없건 우리는 모두 자신의 판단에 오류가 있다는 것도 잘 모르고 얼마나 오류가 있는지 더더욱 모르며 또한 알더라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그러나 황소 무게 내기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해 제시한 의견은 우리가 각자 내리는 판단의 오류를 조정하고 보정해 준다.둘째로 개개인의 독립적인 판단이 필요하다.판단의 독립성은 실수가 서로 연관되는 것과 구조적으로 편향되는 것을 막아준다.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의 판단을 의심하고 다른 사람들이 하는 행동과 결정에 동조하는 경향이 있다.실제로 선거마다 부각되는 특정 선거이슈가 정보폭포가 되어 쓰나미처럼 사람들의 선택에 영향을 준 과거를 경험했다.

난감한 상황에 빠진 학생에게 이런 대답이 적절하지 않을까?투표권 부여는 학생들을 감정적으로서가 아닌 이성적 존재,원칙적으로 자유롭고 평등한 존재로서 정치적 판단능력을 기성세대가 인정하는 것이다.학생들의 주장과 행위가 사회의 다른 구성원에게 존중받는 자율성의 표현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다음으로 영국의 과학자 갈튼이 도달한 대중의 지혜처럼 18세 눈으로 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인지 거기에 따라 투표하는 것이 처음 받은 투표권을 통해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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